2013년 7월 4일 목요일

아이들 영어는 어떻게 해야 되나?

  영어 익히기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요새 불고 있는 광풍, 아동 영어 교육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이 글에서는 '아이들 영어는 어떻게 공부시켜야 하는가'와 관련해서 생각해 보자. 결론은 내가 읽어본 적은 없지만 유명한 어느 책 제목처럼 아이들에게 영어공부 시키지 말라고 해 주고 싶다.

  아이는 기본적으로 놀아야 한다. 아이들에게 노는 것이 바로 배우는 것이다. 아이들은 노는 것을 통해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알게 되고 다른 아이들과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도 배우게 된다.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 주고 그 중에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게 해 주자는 것이 나의 아동 교육지침이다. 영어 교육에 대한 것도 무관하지 않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중국어를 일본어를 쉽게 느끼는 것은 어릴 때부터 이들 언어에 문화에 노출되어 왔기 때문이다 (위 두 언어가 본질적으로 더 쉽다는 주장도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내가 아는 바가 없다. 일부는 위 두 언어도 아주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혹 이에 대한 비교연구가 있다면 내게 소개해 주기 바란다). 만일 영어권 문화에 그리고 영어라는 언어에 일찍부터 노출된다면 나중에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시점에 닥쳤을 때 상대적으로 더 쉽게 영어를 공부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상대적이라는 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절대로 쉽다는 말이 아니다. 여전히 어렵지만 이렇게 접하지 않았을 때보다는 비교적 쉬울 것이라는 말이다. 

  일단 영어와 관련된 문화들을 접하게 하다 보면 아이들의 선호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아이들은 뭐 그냥 그런게 있나보다 하면서 더 알려고 하지 않을 것이겠지만 다른 아이들은 저런 이상한 언어가 있나 하면서 적극적으로 호기심을 보이고 정보를 찾으려 할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아이들 몫이다. 좋아하면 더 많이 알게 될 것이고 머리가 좋아도 우연히 들은 바를 다 기억할 테니 더 많이 알게 되는 셈이다. 이 경우 부모가 도와주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방향이 잘못되어 있다면 부모의 도움은 결국 아이들의 영어 학습을 방해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언어에 능력도 있는 것 같고 영어에 호기심도 보이길래 영어 유치원을 보냈다가 나중에 아동 치료 상담을 받게 되는 사례는 이제 더 이상 드문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경우 영어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문법을 가르친다고 한다. 즉, 유아기 때 영어를 배워본 적이 없는 어른들이 영어 교육을 전공했든 외국에서 티솔을 전공했던 아동에게 적합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없이 자기가 중학교 때 배웠던 내용을 (조금 쉽게? 바꾸어서?? - 필자는 영어 유치원 수업을 들어 본 적이 없다. 유경험자 제보 부탁하는 바이다.) 유치원생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이다. 사실 이쯤되면 아동 학대에 포함시켜 주어야 한다. 그럼 어떤 도움이 필요할까? 그것은 영어를 가지고 노는 것이다. 노래를 부르거나 연극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실 어린 아이들은 영어를 들려주기만 해도 그 소리가 모국어인 한국어와 다르기 때문에 신기해 하고 재미있어 한다. 그렇게 다른 소리를 가지고 여러 방법을 사용해 놀다 보면 금새 3학년이 되어 학교에서 배우기 시작하게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관심없어 하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압력을 가하는 것은 그 언어를 싫어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실 현재 관심 없어도 나중에는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언어에 대해 나쁜 기억을 심어준다면 훗날 아이들이 좋아하게 될 지도 모를 어떤 언어를 미리부터 싫어하게 만드는 길임을 기억하자.

  아마 대부분이 주변에서 일본 만화를 좋아해서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하고 중국이 강대국이 될 테니 이에 대비해 중국어를 공부하겠노라 결심하는 사람들을 보았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이다. 부모가 시켜서 혹은 시험 성적 때문에 억지로 하는 영어공부가 아니라, 내가 어떤 영어 소설을 읽다 보니 드라마를 보다 보니 번역없이 읽고 보고 싶어서 영어를 스스로 공부하는 이 경우에만 아이의 영어 능력에 미래가 있을 것이다. 

  가끔은 좋아하는 것이 잘 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다. 이것을 극복하고 혹은 현실에 타협하는 법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나는 아동에게 충분히 심각한 스트레스를 제공한다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부모가 혹은 선생이 무엇을 아동이 좋아해야 하는지를 지정해 주어서는 안 된다. 이는 아동이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할 문제이다. 그렇게 커 가야 하지 않겠는가? 단, 아이는 싫은데, 부모가 좋아하니까 억지로 좋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좋아하는 것인지 정도는 부모로서 양심적으로 구분해 주자.

  물론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다. 그러나 어릴 때 아이들 인성교육만 받는 것으로도 충분히 하기 싫은 것을 열심히 배우는 것이다. 하기 싫은 것을 더 많이 억지로 하면서 사는 것은 좀 더 큰 다음부터 해도 충분하다고 본다. 심지어는 영어 혹은 조기교육이라는 하기 싫은 것을 가르치기 위해 인성교육을 포기하는 부모들도 있다고 한다. 자녀가 싫어하는 무슨무슨 학습을 하는 것을 조건으로 '네가 원하는 것 다 들어줄께'라고 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음식이나 장난감을 제공한다든지, 아이의 성격이 그러한 스트레스 때문에 신경질적으로 변화하는데도 불구하고 공부만 잘 하면 괜찮다고 방치하는 양육방식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조기교육이 대부분의 경우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인성교육은 아이들의 인생전체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언어학자도 아동전문 교육가가 아니다. 따라서 내가 주변에서 보고 들은 바가 전체를 대표할 수는 없겠다. 이와 마찬가지로 몇몇 사례에 입각해서 어릴 때 영어를 접하면 성인이되어서 원어민처럼 영어를 구사하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다. 이런 경향이 현재 한국사회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될 듯 싶어 경고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 글을 읽고 의문이 생기는 교육자가 있다면 통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아동들이 원어민처럼 성장하는지 아니면 언어가 헷갈려서 언어발달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지 연구를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또한 독자들도 주변에 아는 교육자가 있다면 같은 말을 해 주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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