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는 장기 투숙객인 경우 Hostel이든 Share House이든 2주나 4주에 한번씩 rent를 내는 곳이 많다. 필자가 호주에 처음 갔을 때 머물던 곳의 방 번호는 30번이었다. rent를 내야 하는 때가 도래해서 reception에 갔다. 그곳에서 일 보던 receptionist에게 말을 걸었다. 그랬더니 그 receptionist가
왔 룸 넘버?
필자는 최대한 말을 잘 하고 싶어서 여태껏 배운 모든 기교를 다 써서 대답했다.
써리!
하지만 receptionist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뭔가 잘못됐나 하는 순간 receptionist가 다시 물었다.
써티 오 쓰리?
필자는 최대한 천천히 (나름 또박또박?) 다시 말했다.
필자: 써어리!
receptionist: 아하, 쓰리. 롸잍?
필자: 노노노, 써리!
receptionist: 올롸잍, 쓰리 오 쓰리 지로?
필자: 쓰리 지로!
이렇게 첫 payment를 무사히 마쳤다. 진땀 나는 순간이었다. 무슨 대단한 의사소통을 한 것도 아니고, 숫자 하나 불러주기부터 이렇게 꼬이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이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좀 오랜 뒤에 얻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상대방이 하는 말소리를 듣고 그 사람의 발음 경향을 파악하게 된다. 발음 경향, 다른 말로 하면 accent이다. 그렇게 상대방의 accent에 적응하게 되면 그 뒤로 의사소통이 좀 더 쉬워진다. 만일 특정 지방의 accent가 강하거나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accent라면 적응의 시간이 좀 더 걸릴 수도 있다.
이제 우리 모두 알다 시피, 한국인은 v와 b, f나 p를 잘 구분하지 못할 뿐 아니라, 사실 d를 t처럼, b를 p처럼 발음하기가 매우 쉽다. 이렇게 유성음을 무성음으로 발음하는 accent를 가진 한국인이 30을 미국식으로 써리라고 발음한다면, 미국 이외의 지역에 사는 현지 native speaker들이 이 소리를 three로 알아듣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30을 써티로 발음하는 데다가 이상한 악샌트를 쓰는 사람이 갑자기 미국식 accent를 섞어 쓸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thirty를 써리로 발음하면 써리는 쓰리를 잘못 발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말은 미국 이외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서 사실이다. 즉, 미국이라면 함부로 발음을 굴려도 괜찮을 지도 모르겠다. 사실 필자가 미국에는 있어본 적이 없어서 모른다. 미국에서 경험있으신 분들의 조언을 부탁한다.
또한 한두마디 했을 뿐인데 자신이 미국식 액센트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상대방이 인식할 수 있는 정도로 미국식 accent를 구사한다면 문제가 없다. 그래서 필자가 '함부로'라는 말을 제목에 달았다. 무조건 굴린다고 망하는 것이 아니다. 함부로 굴리면 망하는 것이다. ㅋ~
왔 룸 넘버?
필자는 최대한 말을 잘 하고 싶어서 여태껏 배운 모든 기교를 다 써서 대답했다.
써리!
하지만 receptionist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뭔가 잘못됐나 하는 순간 receptionist가 다시 물었다.
써티 오 쓰리?
필자는 최대한 천천히 (나름 또박또박?) 다시 말했다.
필자: 써어리!
receptionist: 아하, 쓰리. 롸잍?
필자: 노노노, 써리!
receptionist: 올롸잍, 쓰리 오 쓰리 지로?
필자: 쓰리 지로!
이렇게 첫 payment를 무사히 마쳤다. 진땀 나는 순간이었다. 무슨 대단한 의사소통을 한 것도 아니고, 숫자 하나 불러주기부터 이렇게 꼬이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이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좀 오랜 뒤에 얻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상대방이 하는 말소리를 듣고 그 사람의 발음 경향을 파악하게 된다. 발음 경향, 다른 말로 하면 accent이다. 그렇게 상대방의 accent에 적응하게 되면 그 뒤로 의사소통이 좀 더 쉬워진다. 만일 특정 지방의 accent가 강하거나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accent라면 적응의 시간이 좀 더 걸릴 수도 있다.
이제 우리 모두 알다 시피, 한국인은 v와 b, f나 p를 잘 구분하지 못할 뿐 아니라, 사실 d를 t처럼, b를 p처럼 발음하기가 매우 쉽다. 이렇게 유성음을 무성음으로 발음하는 accent를 가진 한국인이 30을 미국식으로 써리라고 발음한다면, 미국 이외의 지역에 사는 현지 native speaker들이 이 소리를 three로 알아듣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30을 써티로 발음하는 데다가 이상한 악샌트를 쓰는 사람이 갑자기 미국식 accent를 섞어 쓸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thirty를 써리로 발음하면 써리는 쓰리를 잘못 발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말은 미국 이외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서 사실이다. 즉, 미국이라면 함부로 발음을 굴려도 괜찮을 지도 모르겠다. 사실 필자가 미국에는 있어본 적이 없어서 모른다. 미국에서 경험있으신 분들의 조언을 부탁한다.
또한 한두마디 했을 뿐인데 자신이 미국식 액센트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상대방이 인식할 수 있는 정도로 미국식 accent를 구사한다면 문제가 없다. 그래서 필자가 '함부로'라는 말을 제목에 달았다. 무조건 굴린다고 망하는 것이 아니다. 함부로 굴리면 망하는 것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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