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3일 토요일

한국어 영어로 옮기기

우리말을 영어로 옮길 때도 일본식을 많이 따르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일본에 있는 우리말의 'ㅅ' 소리에 해당되는 발음을 영어로 옮길 때, 'S'로 옮긴다. 하지만 일본에 있는 그 'ㅅ' 소리가 'ㅣ'라는 모음 앞에 오면 일본인들은 그 같은 소리를 'sh'로 옮긴다. 나는 일본어의 그 'ㅅ'에 해당하는 소리가 다른 모음 앞에서서 얼마나 'S'와 비슷하게 소리가 나고 'ㅣ' 모음 앞에서는 'sh' 소리가 나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 내가 만난 일본인 중에 테솔을 밟고 있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도 나에게 잘 설명해 주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 말의 'ㅅ'과 'S' 소리가 다르다는 점은 분명히 안다. 오히려 'S'는 ㅆ과 더 비슷한 소리를 낸다. 물론 그렇다고 같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소리가 ㅆ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한국어에서 ㅅ을 ㅆ에 가까운 'S'로 옮길까? 그것도 경음화를 싫어하는 서울사람들이? 일본식의 영향이 아닐까하고 필자는 의심하고 있다. 달리 다른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혹 그 이유를 아시는 분은 친절히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그렇다면 한국어의 ㅅ은 어떤 철자로 옮겨야 할까? 내가 볼 때 'sh'가 가장 적당하다. 물론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근접한 소리라고 본다. 여기에서는 중국인들의 자국어 소리 영어로 옮기기 방식이 더 본받을 만하다. 모두 아는 바대로 중국어는 상형문자를 기본으로 한다. 그래서 중국의 글자는 배우기 어렵기로 유명하고 중국 내 문맹도 많다. 또 그래서 중국은 한자의 단순화를 추진하기 시작했고, 모든 중국의 소리에 영어 (혹은 로마자) 알파벹을 부여했다. 그리고 중국에서 초등학생들은 한자를 배우기 전에 이 로마자를 학교에서 제일 먼저 배운다. 아마 이 작업에서 각 소리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많은 연구가 있었을 것이다. 최소한 우리나라처럼 주먹구구로 만들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게 우리나라 잘못은 아니다. 우리말은 그 자체로 매우 과학적인 소리 언어이기 때문에 단지 그럴 필요가 없었을 뿐이다. 

  그렇게 해서 중국에서 나온 발음대로 중국의 한 도시 '상해/상하이'는 영어로 'Shanghai'로 옮겨진다. 필자는 중국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상하이라는 중국어 발음과 한국어의 '상도'에서 '상'의 발음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물론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혹 큰 차이가 있다면 친절히 알려주길 바란다. 또 다른 문제 제기로는 'shang'소리는 '샹'이라고 소리가 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샹'이라는  소리를 나타내려고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이 제기 될 수 있다. 필자가 볼 때 이 소리는 간단하게 shyang으로 표현 가능하다고 본다. 사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만일 '상'을 'sang'으로 표현했을 때 '쌍'은 어떻게 표현하냐는 것이다. 우리는 나름대로 'ssang'이라고 표현하지만 영어에서 볼 때 sang과 ssang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그냥 우리 만족일 뿐이다. 

왜 우리말을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한국어와 영어의 발음 체계를 엉망으로 만드는지 필자는 이해할 수가 없다. 다른 예로 베트남 식당 중 Pho Bay라는 간판을 가진 프렌차이즈가 있다. 한 번은 영어 원어민이 이 식당 간판 발음이 [pou bei]라는 사실을 알고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아니 p소리면 p만 써야지 ph로 써서 여태껏 자기는 [fou bei]로 발음했다는 것이다. 마치 베트남 사람들이 영어를 모른다는 비판처럼 들렸다.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도 로마자에는 전문가들이다. 아마도 프랑스에 지배를 받았던 역사에 기인하는 것이겠지만, 그들은 중국보다 훨씬 이전에 자국의 언어를 소리나는 대로 로마자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필자가 한가지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다. 혹 베트남어에서 'p'소리는 뒤에 'h'소리가 살 짝 곁들어지는 그런 발음이 아니겠는가 하고. 그 말에 그 원어민은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 우리가 ㅅ을 sh로 표현하고도 이것이 영어처럼 '쉬' 소리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s'소리 다음에 'h'소리가 살짝 곁들어지는 것, 다시 말하면 ㅅ소리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실제로 필자가 원어민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 'ㅅ' 소리는  참 많이 힘들었다. 예를 들어, '상'이 들어가는 단어를 이야기할 때는 그들이 잘 알아 듣지 못하고 꼭 되묻는다. 
"What? Hang? Tang?"

최종적으로 필자가 아는 어떤 친구는 이 소리를 다음과 같이 적었다. 'tsang'! 어떤가 이제 필자가 위에서 한 주장이 아주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우리말의 '상' 혹은 'ㅅ' 소리는 절대 'S' 소리가 아님을 유념해 주기 바란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tsang보다는 shang을 선호한다.

  모쪼록 우리 말을 영어로 덜 잘 표현하여 나중에 영어를 배울 때도 헷갈리지 않길 바라는 바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자국어 중심의 원칙은 항상 적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위에서도 '샹'을 표현하는 방법이 없었다면 필자는 다시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자국어 중심 원칙을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면 현재 우리는 부산을 'Busan'이라고 옮긴다. 과거에는 'Pusan'이었는데 'Busan'으로 옮긴 것은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필자는 'Bushan'이라고 쓰기 바란다. 왜냐하면 부산은 부싼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싼이 뭔가? 뭐가 싸다는 뜻인가?

한 번은 필자의 한 외국인이 부산은 busan이 아니라 pusan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물론 맞는 말이다영어 중심적 사고에서는 말이다. 왜냐하면 부산의 ㅂ은 대체적으로 한국어에서 p소리로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말의 ㅂ소리는 영어의 b소리도 포함한다. 따라서 한국어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전자가 맞다고 본다. 또 왜냐하면 부산을 pusan으로 표현한다면 푸줏간의 pu와 소리에서 구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부'와 '푸'를 충분히 다른 철자를 사용해서 구분할 수 있는데, 둘 다 같은 소리를 사용해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까지도 헷갈리게 만들 이유는 전혀 없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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