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2일 목요일

문화차이 2: 화장실과 휴지통- 한국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시리즈를 아시는가?

한 20여년 전 쯤에 '한국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라는 시리즈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 대표적 에피소드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어떤 미군이 식탁 위에 두루마리 휴지가 놓여 있는 데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느낄 때 자신이 '한국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왜 이 말이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낼까? 그것은 바로 한국과 미국의 문화차이 때문이다.

  미국이나 기타 서구문화에서 두루마리 휴지란 화장실에만 비치되는 것으로 적대 식탁에 오를 수 없는 물건인데 한국문화에서 식탁에 두루마리 휴지는 너무나 당연한? 최소한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오늘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그곳 식탁에 두루마리 휴지가 냅킨 대신 예쁜 케이스에 담겨있는 것을 보고 다시 이 생각이 났다.

  사실 이 문화차이가 왜 우리나라 공용 화장실 변기 옆에는 휴지통이 있는가와도 바로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 2년전 '우리나라 공용 화장실에서는 왜 휴지를 변기에 버리지 않을까?'하는 문제제기와 함께 온 서울 시내 공공기관 화장실에서 휴지통을 없애버린 적이 있었다.

  그  결과 어떻게 되었을까? 화장실이 막혔다....ㅋㅋㅋ

  그래서 주로 주민센터나 작은 도서관 등을 중심으로 과반이 넘는 공공기관에서 다시 휴지통을 비치하는 방침으로 돌아서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서구사회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우리 나라만 유독 공공화장실에서 변기가 막히느냐?에 대한 질문을 해 보아야 한다.

  물론 서구사회에서도 화장실 변기 막히는 일 많다. 주로 손을 물로 씻고 말리는 데 사용하는 종이 타올을 변기에 버릴 때 발생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 종이 타올을 무엇이라 부르는가? 휴지?!

  그런데 우리 나라 공용변기가 더 자주 막힌다. 물론 휴지를 변기에 버릴 때! 그런데 무슨 휴지??

  그렇다. 우리는 두루마리 화장지도, 화장할 때나 여행용으로 사용하는 티슈도, 심지어 손 씻고 닦는 종이 타올도 모두 휴지라고 부른다.

  그래서 휴지를 화장실 변기에 버리자고 할 때 바로 비치된 두루마리 화장지만을 변기에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자신이 휴대하고 있는 휴지(티슈)나 세면대에 비치되어 있는 휴지(종이 타올)도 모두 변기에 버리면 변기란 변기는 다 막혀버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 이왕 말 나온 김에 각 명칭에 대한 영어 단어 한 번 짚고 갈까요? 영어에서 두루마리 화장지는 Toilet Paper라고 한다. 절대 이 품목이 식탁에 오를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강하지 않은가?! 그리고 진짜 화장할 때 쓰는 휴지, 티슈는 Tissue, 종이 타올은 Paper Towel! 마지막으로 음식점에서 주로 쓰는 넵킨 Napkin!!

  여기서 혹자는 설마... 우리가 그럴라고... 하시겠지만... 자기가 휴대하고 있던 티슈가 두루마리 화장지와 별로 다르지 않다고, 같은 휴지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는 사람 손?!

  이 둘의 차이는 하나는 물에 녹고 다른 하나는 물에 녹지 않아서 티슈를 화장실 변기에 버리고 물을 내리는 행위가 반복되면 조만간 그 변기는 막혀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화장실에 휴지통을 설치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이 화장지(물에 녹는 휴지)와 티슈나 타올(물에 녹지 않는 휴지)를 구분해서 사용하는가에 대한 여부인데... 이 부분이 일부 큰 도서관이나 시청, 지하철처럼 관리가 되는 곳에서는 가능하고 작은 도서관이나 주민센터에서는 관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다시 휴지통이 비치되고 휴지는 휴지통에 넣어달라고 크게 써붙여지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화장실에 비치된 화장지만 사용하면 변기에 버려도 되느냐? 미안한 말씀이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일단 영업용 화장실 문화가 휴지를 휴지통에 버리는 문화로 고착되었기 때문에 많은 영업점에서 물에 녹지 않는 두루마리 화장지를 화장실에 비치하고 있다. 해당 업주의 말을 들어 보면 물에 녹는 화장지가 그렇지 않은 화장지보다 더 비싸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물에 녹지 않는 화장지를 비치하고 휴지통에 휴지를 버리도록 권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도 기억을 더듬어 보면 어떤 영업장에서는 그곳에서 사용하는 넵킨을 화장실에서 사용하라고 제공하는 곳도 있었다는 사실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휴지가 물에 녹지 않는다면 넵킨이나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넵킨도 구입하고 휴지도 구입할 바에에 넵킨만 구입해서 화장실에서도 사용하게 하는 것이 대량구매 할인도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가 아니었을까?!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바람직한 화장실 에티켓은 해당 장소에서 안내해 주는 대로 따르는 것이 되었다. 해당 업소가 화장지를 변기에 버리라고 하면 변기에 버리고, 휴지통을 버리라고 하면 휴지통에 버리고!

  물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변기에 버리라고 안내하는 곳에서도 비치된 화장지가 아니라 본인이 가져간 휴지를 사용해야 한다면 그 휴지가 물에 녹는지 확신할 수 없다면 무조건 휴지통에 버려야 한다는 사실, 잊지 맙시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영원히 화장실에서 더러운 휴지가 담겨 위생적으로 나빠 보이는 휴지통을 비치할 수 밖에 없단 말인가?

  사실 우리가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휴지의 이름을 명확히 구분해서 사용하고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두루마리 화장지는 돈이 좀 들더라도 무조건 물에 녹는 재질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면 우리도 화장실에서 위생적으로 휴지통을 없앨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언제가 될지... 필자는 그것을 모르겠다.

2019년 11월 30일 토요일

일제 시대에 우리말을 단순화한 정책도, 그 영향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본이 저지른 무역분쟁으로 우리 국민이 시작한 불매운동이 성공적으라고 연일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 초기 불매운동과 함께 시작되었던 일본 식민지 문화 뿌리 뽑기 운동은 조국 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라진 것이 안타깝다.

사실 아직까지 우리의 일상 속에서 많은 용어가 아직도 일본 잔재이며 대학에 오면 대부분의 전공용어 번역어가 일본식 한자어이다.

그런데 그 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고 필자는 본다. 그것은 바로 일제 시대 우리나라 언어가 단순화되었고 그 영향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제시대에는 한국어가 일본어를 가르치고 일본어를 이해하는 도움이 되는 소리 말만 주로 사용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일본어와 우리말 모두에 있는 소리는 한국인들에게는 쉬운 소리들이 주요했고 그 쉬운 것들만 주로 사용되다 보니 단순화되었다는 주장이다. 혹은 일제가 그런 방식으로 한국어를 단순화시켰다고 한다.

혹은 일제시대에서 우리말을 사용하려면 눈치가 보여 입을 크게 움직이지 않고 몰래 이야기하다보니 이렇게 말소리가 단순화되는 방식으로 변화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에 대해 필자는 국립국어연구원은 어떤 입장인지 궁금하다.

우리 말이 단순화된 것은 안타까우나 이미 단순화된 것 어쩔 수 없으니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소리만 계속 쓰자는 것이 그 공식적 입장인가?

아님 당시 없어진 소리를 찾아내고 복원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의지가 존재하는가?

현재 우리말은 '내'와 '네'가 구분되지 않고 있어서 '네'는 '니'라고 발음하는 경향이 강하다. 아래 아 소리가 사라진 것은 옛말이고 거기에 외국어를 한국어로 옮길 때에도 소리를 제한하는 규정이 너무 많아 한국어가 더 단순화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우려이다.

필자가 이런 노파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해방 후 독재정권 하에서도 말에 의해 국민의 마음이 움직인다고 외국어에 대해서 된소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정책을 아직도 국립국어연구원이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왜 우리가 홍길동도 아닌데 민주주의 국가에서 씨티City를 씨티라고 부르지 못하고 시티라고 소리내야 하는가? 왜 국가가 이것을 강요하는가?

영어 원어민들은 이 한국인들의 발음을 어떻게 비하하는지 아는가? 바로 Shitty(시티)라고 발음한다며 낄낄거린다(South Park라는 미국 성인 만화 영화의 한 에피소드)

필자가 좀 더 걱정스러운 것은 이러한 우리나라 소리규제에 대한 역작용이다. 국립국어연구원이 S sound를 우리말 ㅅ 소리에 해당한다고 표준을 정해 놓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남이섬'을 NamiSeom이라고 쓰고 알고 있다.

남이섬을 광고하는 곳에서도 이렇게 쓸 것이다.

결국 그 역효과는 남이섬을 남이썸으로 읽게 되는 것이다. 왜? 영어가 더 쿨하니까!

과거 중국어가 공용어였을 때는 우리가 얼마나 중국발음 따라하려고 노력했겠는가? 일제시대를 살았던 대부분의 우리 부모,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일본말을 할 줄 알았다. 이제는 영어다. 현실을 부정하지 말자.

문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표준에 대한 강박이다. 그리고 언어를 가지고 국민의 마음을 통제하고자 하는 일제시대의 전통을 이어받은 독재시대 마인드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우리말을 할 때 입을 크게 움직이지 않고도 말을 하기에 큰 무리가 없을 만큼 우리 언어가 단순화된다는 점 뿐이다. 그래서 복화술을 왠만하면 다 구사할 수 있고 음식을 입에 넣고도 이야기하는 문화가 우리 말의 다양함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

그와 더불어 그 역작용... 모든 된소리에 가까운 외국어 소리를 평음으로 강요하는 국립국어연구원의 패착은 먼 미래에 우리나라 말에서 된소리와 평소리의 구분이 사라지고 모든 소리가 된소리화 되어 국민의 마음이 아주 싸나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제발 이제 우리가 이룩한 민주사회의 당연한 문화로서 다양함을 인정하자. 영어 단어는 영어 원음에 가깝게 우리 말로 옮기고 프랑스 단어는 프랑스어 원음에 가깝게 우리 말로 옮기고... 그 소리가 우리 말 어느 소리와 가깝든 그 소리를 규제하지 말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 말의 소리를 더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현재 우리 말에서 아래 아 소리나 '내'와 '네' 소리 구분이 어렵듯이 한 번 잃어버리게 된 소리를 다시 찾기는 정말 어렵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외국에서 소리를 적극 받아들여 우리말을 일제 시대 이전의 진정 세상의 모든 소리를 나타낼 수 있었을 것 같은 그 다양한 소리가 가능한 언어로 복원시킬 궁리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2019년 11월 25일 월요일

영어 소설에 나타나는 유교사상: Echo Burning by Lee Child (2001)

  추리소설을 읽다가 뜬금 없이 맹자의 '인' 사상을 떠올리게 되었다.

  우선 한 번 읽어보시라. 다음 문장은 미국 작가 Lee Child (2001)의 Echo Burning이라는 작품 96쪽에 나오는 주인공 Reacher의 생각 중 일부이다.

  ...He would do it for Jodie Garber, but he wouldn't do it for Carmen Greer. Why not? Because it comes in a rush. You can't force it. It's a hot blooded thing, like a drug in your veins, and you go with it. If it's not there, you can't go with it. Simple as that. ...

  이 책은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필자가 직접 번역해 보면...
  '...그는 조디 가버를 위해서라면 살인도 할 수 있지만 카멘 그리어를 위해서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왜 그럴까? 그건 이런 제안을 갑자기 받았기 때문이다. 누구도 강요할 수는 없으니까. 이건 피가 끓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마치 약물에 취했을 때처럼 통제할 수 없는 것이다. 만일 그 상태가 아니라면 그런 일은 할 수 없다. 간단한 차이이다. ...'

  필자가 이렇게 번역하게 된 이유는 이 주인공의 생각 이전에 주인공의 대화 상대자인 카멘이 자신을 학대하는 남편을 죽여달라고 부탁하기 때문이다. 이 대화 이후에 이어지는 주인공의 생각에서 나오는 'it'이라는 대명사는 대부분 '살인' 행위를 지칭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번역할 때는 해당 문장의 단어만 안다고 충분한 것이 아니라 위 아래 맥락이 무엇인지까지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번역을 제 2의 창조라고도 부르고 필자는 골치아픈 작업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위 생각 이후의 장면에서 주인공이 카멘에게 그의 남편을 죽여줄 수 없다고 말하자 카멘이 항의한다. 남친이든 남편이든 주인공의 전 여자친구를 학대한다면 그를 죽여버리겠지만 왜 자신을 위해서는 그렇게 해줄 수 없느냐?라고 따지는 것이다. 카멘은 그 이유가 자신은 남미 출신이고 그의 전 여친은 백인이라서 차별하는 것이냐고 묻는다.

  주인공이 이에 대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전 여친은 잘 알지만 당신에 대해서는 모르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사실 카멘이 주인공에게 남편살해를 부탁하는 시점이 아직 주인공에게 카멘이 낯선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서로 만나지 몇시간되지 않았을 때 이런 부탁을 하는 것은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전략이라는 조언도 주인공은 덧붙인다.

  자 여러분은 이 두 사람의 대화와 주인공의 생각에서 무엇을 느꼈는가?

  필자도 당황스럽게 어떻게 보면 가장 '인'스럽지 못한 상황, '살인'에 대한 대화 속에서 맹자의 '인' 사상을 떠올렸는지 아연하다. 그것은 아마도 필자가 인을 떠올릴 때면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그 이야기... '어린 아이가 우물에 빠지려고 할 때 그 짠한 마음을 느끼지 못하면 사람도 아니다'고 했던 그 말이 떠오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남편에게 학대 당하는 여성이 자신의 전 여자친구라면 그 남자를 죽이겠지만 방금 만난 카멘의 남편인 경우 그를 죽일 수 없다는 주인공 리처의 생각이 맹자의 인을 떠올리는 데 그렇게 낯선 장면도 아닌 것 같다.

  맹자의 유명한 일화 중 하나가 제후 재선당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데 소가 울면서 끌려가고 있는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 그 제후가 우는 소를 가여히 여겨 소를 끌고 가는 일꾼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한다. 그러자 그 일꾼이 지금 만들던 종이 완성되어 그 마무리를 하려면 소피를 발라야 하기 때문에 소를 끌고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제후가 그 소는 살려주고 양의 피로 종을 마무리하라며 일꾼을 돌려보냈다고 한다. 그 대화를 듣고 맹자가 제후에게 물었다 한다. '왕께서는 소는 불쌍하고 양은 불쌍하지 않다고 하십니까?' 그러자 제후가 대답하기를 '그러게 말입니다. 나도 말을 해 놓고 보니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왜 그랬을까요?'

  이에 대해 맹자가 한 말이 바로 '인'이라는 것이다. 자기 눈 앞에서 울며 죽어가는 짐승을 보며 불쌍히 여기는 그 마음이 바로 '인'심이라서 자기 눈 앞에는 보이지 않는 동물의 목숨으로 대신한 것이라고!

  어떤가? 내 눈 앞의 동물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과 내가 아는 사람의 불행은 살인을 해서라도 벗어나게 해주겠다는 마음!? 비슷하지 않은가??

  일견 이런 마음은 비 논리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눈 앞에 있는 것에만 급급해서 제도 전체를 고쳐 더 이상 학대받는 여성이 나오지 않고 동물도 죽이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비판 받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이런 정치제도에 초점을 둔 입장은 또 다시 네 앞의 일이나 잘 처리하고 그런 말을 하라는 입장으로 대립점을 구축할 수 있다.

  이런 점이야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동양의 특수성이라고 귀가 닳도록 들어오던 유교사상의 핵심, '인' 사상을 서구의 대중 소설에게 보게 되다니 필자는 감회가 새롭다 아니 할 수 없다.

  이렇게 보면 맹자의 인 사상으로 대표되는 유교 사상은 동양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인간의 심리, 윤리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2019년 11월 22일 금요일

게르만어와 로만어 발음 차이 1: 하우 매니 '페니스' 두 유 햅? Pennies Vs. Penis

오늘은 웬일로 야한 이야기?... ^_^

사실 '페니스'란 소리는 어느 나라 말이냐에 따라 야해지기도 했다가 전혀 야하지 않아지기도 한다. 이건 마치 '조또'라는 소리가 일본어 맥락에서 사용되느냐 아니면 한국어 맥락에서 사용되느냐에 따라 완전 정중한 표현일 수도 아주 기분 나쁜 표현이 될 수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가 어떤 음악 레디오방송에 나온 적이 있었다.

한 남성 연예인이 영국엘 갔다가 한 슈퍼마켙에서 뭔가를 사고 계산을 치르려고 지폐와 잔돈을 꺼내 잔뜩 쥐고 있었는데, 그 계산대 직원이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직원: 하우 매니 페니스 두 유 햅?

그러자 그 연예인이 당황해서 아니 왜 내 은밀한 부위를... 그것도 몇개냐고 묻는 것은... 이게 무슨 농담은가? 그러니까 '원'이라고 너무 진지하게 대답하면 분위기 이상할 것 같고 그렇다고 농담일텐데 화를 낼 수도 없고.... 그래서 재치있게 대답한다고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고 한다.

연예인: 텐!

자... 그러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다 같이 깔깔 웃었을까? 이 연예인이 생각한 대로 그 직원의 질문은 음담패설에 가까운 더러운 농담이었을까?

실제로 일어난 일은 다음과 같다. 그 직원이 해당 연예인이 잔돈을 쥐고 있던 손을 보더니 1 cent짜리 동전을 세어서 가져갔다는...

영어권 국가에서 1 cent짜리 동전을 Penny (페니)라고 부른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1 달러가 100 cents이듯이 영국에서는 1 파운드가 100 pence로 이루어 져 있다. (과거 화폐개혁 이전에는 120 pence가 1 파운드) 이 Pence의 단수형이 바로 Penny!

그런데 이 모든 영어권 국가에서 1 cent나 1 penny 동전을 모두 Penny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1 cent나 1 penny 동전이 여러 개 있으면 복수형으로 Pennies (페니즈)라고 발음하게 된다. 이 '페니즈' 발음이 경우에 따라서 '페니스'라고 들리는 경우는 허다하다.

물론 영국을 특정해서 이야기하자면 조금 복잡하다. 미국에서 20 cents에 해당하는 돈이 영국에서는 20 pence인데 10 pence짜리 동전을 두 개 가지고 있었도 20 pence가 되고 1 penny짜리 동전 20개를 가지고 있어도 20 pence가 된다. 이 때 전자인 경우 two 10 pence coins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후자의 경우 20 pennies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게 된다.

아 복잡하다...ㅋㅋㅋ

따라서 영국 수퍼마켙에 간 그 연예인은 1 penny짜리 잔돈이 얼마나 있냐고 묻는 질문(How many pennies do you have? 하우 매니 패니즈 두 유 해ㅂ?)을 How many penis(es) do you have?라고 오해한 데서 위와 같은 해프닝이 생긴 것이다. 다행히 그 연예인이 나름 재치있게? 오해해서 잘 극복??한 경우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영국이 아니라 다른 미국이나 캐나다 수퍼마켙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들을 수 있다. 사실 이들이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10원짜리 동전을 잘 쓰지 않는 것처럼 이들도 이제 1 cent나 1 penny짜리 동전을 잘 쓰지 않는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거대한 수퍼마켙에서도 이 penny들(페니즈!)이 모자라서 잔돈을 가지고 있는 손님들에게 동전이 몇개나 있는지를 심심찮게 묻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Sword를 원래 발음인 '쏘드'로 알고 있지 않고 '스워드'라고 우기는 것처럼 영어에서 남성의 성기를 나타내는 Penis는 주로 '피니스'로 발음되는데 왜 페니스로 알고 있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물론 이 단어가 영어에서기원하지 않았다면 쉽게 이 의아함을 설명할 수도 있어 보인다.

사실 남성의 성기를 나타내는 이 단어가 영어에서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필자는 영어에서 어떻게 발음하든 해당 단어가 기원한 '원어'의 발음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아리스토 텔레스'도 영어에서 발음하는 대로 '아리스토틀'이라고 발음하자고 절대 주장하지 않는다. 이건 영어 사용자들이 발음을 바꾸어야 하는 문제이다. 원어 중심으로!!!

문제는 이 단어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이 영어를 통해서가 아니라면 프로이트가 주장한 '남근선망' 때문이라면 독일어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독일어에서도 이 단어의 말음은 '피니스'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 단어를 자꾸 페니스라고 부를까? 이 때문에 결국 영국에서 위와 같이 웃지 못할 오해가 벌어진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여기에는 국립국어연구원의 우리말 사용 제한법에 걸려 있어서 알파벹 e는 무조건 '에'로 발음표기해야 한다는 무식한 조항의 억압에서 자유로울 것 같지는 않다.

문제는 이러한 외국어에 대한 한국어 표기 제한이 일본 강점기 시대부터 일본인에 의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얼마나 많은 한국어의 소리와 표기가 사라졌는가!?

따라서 필자는 외치고 싶다. 제발 특정 단어의 발음표기는 해당 단어가 기원한 원어에 준하여 표준화를 해도 하자고!!! 이 단어가 필자의 예상대로 게르만어에 기원해서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이라면 우리나라에서도 '피니스'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단어는 영어나 독일어와 같은 게르만어 기원의 언어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어나 스페인어처럼 로만어 기원 언어에서도 사용되는데, 이 경우 Penis의 발음은 '페니스'가 맞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할 때 이 단어가 로만어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가능성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어느 프랑스 의사에 의해서?? 이탈리아나 스페인 사람에 의해서 전해졌을 가능성은 더 적으니까???

만에 하나 이 단어가 필자의 예상과는 다르게 로만어에서 기원하여 우리나라에 전해졌다면... 좋다, 페니스! 영어나 독일어에서는 발음이 달라진 다는 사실, 여러분.... 명심하세요!!

그런데 여기에도 필자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 있다. 만일 일본을 통해서 포르투갈어가 전해진 것이라면? 포르투갈에서 일본에 전해진 문화 중 아주 유명한 것이 바로 덴뿌라, 바로 튀긴 생선이고 포르투갈어 '아브리 가두(고맙습니다)'라는 말이 전해져 일본어 '아리 가또'가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필자가 볼 때 '페니스'가 로만어에 기원한 정확한 소리라면 사실 포르투갈 - 일본 경로가 가장 가능성 높아 보인다. 만일 정말로 '페니스'라는 소리가 포르투갈어 기원으로 일본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 것이라면 필자는 '페니스'라는 발음을 따를 생각이 없다.

따라서 피니스!!!

2019년 11월 4일 월요일

영어 한국어로 옮기기 6: Self-Service vs Help Yourself (셀프서비스 vs 헬퓨어쎌프 or 헬표쎌프)

  영어 단어를 한국어로 옮길 때, 우리말 표현 문제에 대해서 필자는 지속적으로 생각해 볼 문제를 던지고 있다.

  오늘은 '셀프서비스'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일부 사람들이 오해하는 만큼 Self-Service란 단어가 현지에서 사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필자 생각으로는 일부 지역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에 영어 원어민이라도 잘 들어보지 못한 말이라 한국에서만 사용되는 영어로 착각할 수도 있는 단어일 뿐이다.

  예를 들어 우리 한국어 원어민 여러분, 우리말 단어 다 아나요? 사실 우리도 모르는 단어 많다. 한글 단어는 잘 안써서 대부분 모르고 한자어 다 아는 사람이 어디 있나?

  우스개 소리로 어떤 사람이 기고글 하나를 부탁받아 쓰게 됐는데, 그 글 중에 '적확하게'라는 단어를 썼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글이 출판되어 나올 때 해당표현이 '정확하게'로 수정되어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그 기고자가 편집자에게 왜 표현을 수정했냐고 물어봤더니 그 편집자 하는 말, '적확하게'라는 단어도 있어요? ㅍㅎㅎㅎㅎ

  따라서 식당에서 흔히 우리가 써붙이는 셀프서비스라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닌데, 오직 필자가 이 단어를 싫어하는 이유는 이 말을 일본에서도 주로 사용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Take Out과 마찬가지 이유로 필자는 이 두 표현을 싫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Self-Service를 셀프서비스로 써야 하느냐엔 의문의 여지가 존재한다. '셆서비스'라고 쓰면 훨씬 원어 발음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고 게다가 한음절이 줄기 때문에 사용하기에도 편하다.

  물론 필자는 '쎒써비스'라는 표기를 더 선호하지만, 이 문제는 국립국어연구원과 다투어야 하는 문제이므로 현 단계에서는 필자가 양보하여 셆서비스 정도에서 타협했다.

  그러나 위에서도 밝혔듯이 필자는 이 표현을 싫어한다. 그래서 셆서비스 대신 Help Yourself를 제안하고자 한다.

  Help Yourself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듯이 각자 알아서 먹을 만큼 가져다 먹을 때 아주 흔히 쓰이는 표현이다. 영어 원어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그래서 우리 식당에는 일본 식당과는 다르게 '헬퓨어쎌프'라고 써 붙이는 운동을 하는 것은 어떨까?

  헬퓨어쎌프가 너무 길면 '헬표쎌프'로 줄일 수도 있다. 네 음절!

  사실 Help Yourself는 콩글리쉬로 오해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도 이점이 있지만, 원어만큼 음절을 더 줄일 수도 있다는 장점도 있다.

  '헬표쎒' 또는 '헲요쎒'! 어떤가?

2019년 10월 28일 월요일

정보의 불균형 3: 한국어는 색에 대한 표현이 발달되어 있다. 한국어만?

  필자가 영어를 배울 때 많이 듣던 말이다. 요새도 이런 말 많이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다들 어떠신가?

  이렇게 색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흔히 듣게 되는 질문이 우리말에는 노란색도 노랗다는 단어 뿐 아니라 '노리끼리하다', '노르스름하다', '누르죽죽하다', '누르스름하다', '누렇다' 등 여러 표현이 가능한데, 영어로는 Yellow 하나 밖에 없지 않느냐?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우선 단순하게 생각해 봐도 영어에는 Yellowish라는 단어가 있다. 아마 우리말로는 노르스름하다 정도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위의 명제는 바로 반증되었다.

  그 뿐 아니라 사실 영어에서 노란색이 얼마나 많은 표현으로 구분되는지 알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 서로 다른 강도 혹은 톤의 노란색을 구분하는 단어들은 다음과 같다.

  Banana, Blond, Daffoldil, Lemon, Yellow, Butter, Bumblebee, Corn, Pineapple, Tuscan Sun, Dandelion, Honey, Canary, Butterscotch, Mustard, Medallion ...

  위 영어에서 노란색을 뜻하는 많은 단어들은 연노랑부터 점점 노란색이 강해지다가 마지막에 가면 갈색을 띄는 노란색으로 변해가는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다.

  우와, 얼마나 많은가?

  물론 누군가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위 나열한 색을 보면 순수한 색의 이름이라기 보다는 버터나, 옥수수, 파인애플 등 과일 이름이나 꽃이름 혹은 태양과 같은 명사를 사용하여 색을 표현하였으니, 진정 색에 대해 여러 표현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오히려 색에 대한 다양한 표현이 없다보니 특정 색을 띄 물체를 가지고 와서 해당 색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필자가 볼 때 일리 있는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그렇다면 우리말의 저 다양한 노랗다는 표현에 대해서 각 표현이 어떤 색인지 명확한 합의가 있는가?

  예를 들어 노르스름하다와 누르스름하다의 색깔 차이가 어떻게 되는가? 아는 사람??

  이렇게 볼 때, 사실 영어와 우리말은 비긴다고 볼 수 있다. 즉 영어와 우리말중 진정 어느 언어가 더 색에 대해서 민감한지, 색에 대한 다양한 표현이 있는지 알 수 없지 않은가?

  결국 이 언어는 이런 특색이 있고 저 언어는 저런 특색이 있는 것이지 어떤 언어가 더 색에서 뛰어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본인이 해당 언어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것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위 노랗다는 단어 중 우리가 흔히 '금발'이라고 번역하는 머리카락 색을 뜻하는 Blond, 이 색이 또 얼마나 다양하게 나뉘는지 안다면 우리말과 영어가 색에 있어서 도찐개찐이라는 말에 약간 자신감이 줄어든다.

  Dirty Blond , Chocolate Blond, Mocha Blond, Ash Blond, Coconut Blond, Butter Blond, Vanilla Blond, Honey Blond, Caramel Blond, Strawberry Blond, Raspberry Blond, Cherry Blond

  위 다양한 색의 금발은 거무스레한 금발로 시작해서 은빛 금발과 전형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노란 금발을 거쳐 붉은빛이 도는 금발에 이르기까지 나열해 본 것이다.

(각 색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은 검색해 보면 알 수 있는데, 아마 검색엔진이 Blond를 Blonde로 고쳐서 검색해 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요새 영어에서는 이렇게 명사를 남녀 구분해서 사용하는 추세가 아니기 때문에 검색엔진이 고쳐준 것은 무시하고 위 스펠링이 더 현대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떤가? 금발이 이렇게 다양한지 몰랐지?!

  자, 여러 노란색 중 하나의 톤인 '금발'색이 또 이렇게 다양하게 나뉘는데, 이젠 영어의 색 표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여전히 한국어가 색 표현에 있어서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시는가?

  하지만 역시 여러 명사들을 사용해서 다양한 톤과 색의 금발을 표현하는 데 사용했다. 그래서 도찐개찐??

  필자가 볼 때 영어는 색의 표현이 단조로운데 우리말은 색에 대한 표현이 발달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마치 우리말에서만 주어가 자주 생략되거 영어에서는 주어가 생략되지 않는 것처럼 여기는 '영알못'들이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영알못이란 한국어 원어민들이 영어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비교하며 발생하는 여러가지 오해를 믿고 퍼트리는 사람들 정도로 정의하면 되겠다.

  필자는 이러한 모국어와 외국어에 대한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빚어지는 많은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해 보고자 한다.

2019년 10월 24일 목요일

절대 유럽 사람 영어 따라하지 마라!

  필자가 누누히 지적해왔듯이 아직도 한국인들 중 많은 수가 유럽과 미국, 혹은 서구문화권 전체와 영어 사용국가가 다르다는 사실을 잘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는 미국이 외국이었던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해외여행도 많이 하고 한국문화도 외국에 많이 알려져서 우리가 다른 나라를 바라보는 시각도 과거에 비해 다양화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영어에서 r이 우리말의 ㄹ 소리와 비슷하게 난단고 유럽의 다른 언어의 r도 ㄹ로 표기할 정도로 우리는 서구 문화의 차이에 대해서 무신경하다.

  그러면서 외국인들이 김치를 기무치라고 하면 또 열받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우리 문화와 일본, 중국 등 다른 아시아 문화가 매우 다르다고 생각하고 그 차이를 잘 몰라주면 외국인들이 무신경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유럽 문화, 남미 문화, 아랍 문화, 아프리카 문화권 내에서 각 나라, 각 지역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필자도 이런 점을 잘 안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필자는 그 내부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또 그 세부적인 내용을 필자 자신이 잘 모른다는 점도 알고 있다. 이 정도면 출발점에 정도는 섰다고 자부하기 때문에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배우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그 중에서도 필자가 조금은 알고 있는 영어를 사용할 때 원어민과 유럽인의 차이, 그리고 우리가 유럽인의 영어에 대해서 조심해야 할 것 중 몇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우선 글쓰기 측면에서는 이전 글에서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여기에서 다시 언급하고 넘어가고자 한다면...

  절대 유럽사람 영어 따라하지 말라는 것이다!

  만일 당신이 유럽인이면 당연히 영어를 잘하겠지... 생각하고 그들의 영어를 따라하다 보면 토플이나 다른 writing 시점에서 점수 높게 받을 수 없다. 그야말로 같은 시간을 투자한 것에 비하자면 비운의 writer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왜 자신의 영작문 성적이 이렇게 낮게 나오는지 이유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ㅋ~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필자의 남다른 경력, Paradise Lost? 라는 책의 초벌 번역에 참여 한 탓이었다. 이 책은 The Beijer Institute of the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에서 편찬한 지구의 환경문제와 관련한 책이었는데, 필자는 이 책을 번역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다음과 같다.
  Paradise Lost?: The Ecological Economics of Biodiversity (by Edward B. Barbier, ‎Joanne C. Burgess, & ‎Carl Folke, 1994)

  번역하면서도 이 책의 영어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꽤 자주 했는데, 당시에는 유럽인의 영어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까지 미치지 못하고 단순하게도 실제 영어에서는 문법이나 작문의 금도 같은 것을 많이 어기는 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갔던 것이 큰 실수였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해당 영어는 편찬한 기관에서 알 수 있듯이 스웨덴에서 학자들이 사용하는 영어였고, 따라서 원어민의 자연스러운 영어와는 큰 차이가 있었음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이 스웨덴식 영어가 필자의 작문 스타일에 주는 영향을 막지 못했던 것이다. 이것이 필자의 토플 점수를 낮추는 꽤나 큰 패착이었다고 지금은 보고 있다.

  만일 필자가 위 책이 아니라 John Milton의 Paradise Lost를 번역했더라면 필자의 작문점수가 어떠했을지... 땅을 치며 후회할 노릇이다. ㅎㅎㅎ

  글쓰기 뿐이 아니다. 소리적 측면에서도 유럽인들의 영어 구사는 완벽하지 않다. 예를 들어 영어사용자들이 발음지옥이라고 생각하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영어를 배울 때 힘든 점이 있다.

  바로 프랑스에는 th소리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프랑스인들이 thank you를 발음할 때 그 발음은 일본인들 발음과 매우 비슷하다. 쌩큐...

  사실 이 점에서는 우리도 같다. ㅋㅋㅋ

  필자가 과거에 Ace of Base라는 그룹의 노래를 좋아했었다. 이들의 The Bridge라는 앨범에 나오는 노래는 거의 다 욀 정도로 이 그룹의 노래를 많이 들었는데, 그러다 Edge of Heaven이라는 노래의 edge 발음에 익숙해지게 되었다.

  결론은? 필자의 edge발음을 영어 원어민들이 알아듣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

  왜냐? 이들이 Native speakers of English가 아니기 때문! Ace of Base의 멤버들도 유럽 출신들이다. 그리고 당시 필자는 이 사실을 몰랐었다. ㅎㅎ

  그래도 노래가 궁금하신 분들은 다음을 한 번 들어 보실 것.
  https://www.youtube.com/watch?v=NcNLRTP85zw

  하지만 이 노래를 들은 다음 그대의 edge 발음을 순화하기 위해서 반드시 Lady GaGa & Britney Spears가 부른 The 3 Edge Of Glory나  John Mayer의 Edge of Desire도 들어 보시길!

  그래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유럽사람들의 영어를 절대 따라하지 말 것! 정작 영어 사용자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비운의 speaker가 될 수 있다.

  혹은 유럽사람들과 더 잘 말이 통하는 영어 사용자가 될 수도 있다! 이건 행운인가?! ^_^

2019년 10월 12일 토요일

외모에 대한 문화 차이 1: 서양인 친구가 있다면 절대로 '머리 작다'고 웃으며 칭찬하지 말라!

  우리에게는 얼굴이 작고 피부가 하얗고 키가 크고 빼빼 마르고 다리가 길면 대충 미인이고 멋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 것일까? 분명 일제시대 부터는 아니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미군정 시절부터??

  조선 시대에 태어났다면 미인이라는 소리 들을 많은 남녀에게는 미안하지만 아무튼 현재 우리나라 미의 기준은 위와 같다. 우리나라 화장품이 다른 아시아 나라에서도 유행이고 마찬가지로 연예인들도 인기라는 것을 보면 다른 나라에서도 미의 기준은 점점 획일적으로 서구 기준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한 예로 우리 나라 사람들이 '머리가 작다'는 말을 칭찬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말은 사실 당신의 체형이 서양사람과 비슷합니다...라는 뜻 아닌가?

  하지만 주의하라!

  이른바 서구 사람들에게 함부로 칭찬이랍시고 '너 머리가 참 작네, 하하하' 했다가는 주먹이 날라 올지 모른다. 이 말은 '너 참 멍청하게 보인다'라는 말로 오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옛날 근대 초기에 서구사회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더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그 근거로 여자의 머리 크기가 남자보다 작다는 것이었다는... 마찬가지로 흑인들의 머리 크기도 백인 남성의 머리 크기보다 작다는 이유로 지능이 떨어진다며 인종차별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했기도 했던 서구 문화가 존재한다.

  따라서 본인은 칭찬이라고 서양인 친구에게 웃으면서 머리 작다고 하면 그 서양인 친구는 당신이 자기를 멍청하다고 놀리는 것이라 오해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조언한다. 함부로 서양인에게 머리 작다고 칭찬하지 말 것!

  이 대목에 이르니 어쩌다 머리가 작다는 것이 우리 나라에서 칭찬이 되었는지 다시 한 번 한숨이 나옴을 막을 수가 없다.

  진정 어쩌다 우리는 서구의 습관은 모두 무언가 멋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이는 한 나라에서 문화적 풍송이 부자에게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흐르듯이... 그러니까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이 하는 행동을 따라 하다 보니 그렇게 문화가 흐르게 되는 것인데...

  그처럼 우리는 서구 사회가 경제적으로 우리보다 낫다고 생각하니 그들의 문화도 더 뛰어나다고 무의식 중에 따라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이상한 생각을 근거로 남녀를 차별하고 흔히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모든 실수를 그들도 저지르고 있는데, 여전히 우리는 그들의 나라를 이른바 '선진국'이라 부르며 열심히 따라하고 있다.

  이전 글에서 대화하며 오래 밥을 먹는 서구 문화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 지적했었다.

  마찬가지로 서구인의 조각 같은 얼굴 형상도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조각같은'이라는 수식어가 그리스 조각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뜻은 코가 오똑하고 얼굴에 각이 져서 마치 새나 사슴처럼 눈이 정면에 위치하는 것이 아니라 살짝 옆면에 걸쳐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동양인의 얼굴은 평편해서 두 눈 모두 정면에 위치하는데, 우리는 이런 형태의 얼굴이 호떡 같다는 둥 자기비하하며 웃는다. 그러면서 서양인들이 '원숭이'라고 한마디 할라치면 인종차별이라고 입에 개거품을 문다.

  그러나! 역시!! 얼굴이 평편하고 각이 졌다는 말이 서구사회에서 반드시 나쁜 의미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왜 그럴까? 바로 얼굴이 평편하여 두 눈이 모두 정면에 위치하고 있을 때 사물을 보는 초점에 각이 살아서 더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초식동물을 보면 눈이 얼굴 양 옆에 위치한다. 이들은 이런 눈의 형태로 거의 자신의 뒤까지 살피며 포식동물이 주위에 나타나면 빨리 도망갈 준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호랑이, 사자를 생각해 보라. 그들의 눈은 정면에 위치해서 자신의 뒤는 볼 수 없지만 자신의 눈 앞의 먹이의 위치를 특정해서 잡아 채는 데 특화되어 있다.

  따라서 서구 사람들에게 얼굴이 평편하다는 소리는 '너 못생겼다'는 의미가 아니라 '넌 사냥꾼의 얼굴을 가졌구나'로 해석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같은 소리가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문화, 혹은 문화적 자긍심이나 문화적 열등감 속에서 우리는 상대의 행동에 대해서 크게 오해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가 서구인에게 하는 머리가 작다는 칭찬은 그들에게 비하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서구인들이 동양인 흉내를 내면서 하는 행동 중 하나인 눈을 찢는 퍼포먼스, 과연 동양인 비하일까?...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우리는 서구인을 '코쟁이'라고 부르면서 이 말이 서구인 비하라고 생각하는지 우선 묻고 싶다. 이것이 서구인 비하가 아니라면 왜 동양인의 눈을 찢어서 흉내내는 행동은 비하일까? 단지 각자의 얼굴 형태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을 부각하여 의사소통하는 형태로 보는 것은 무리일까?

  물론 이 부분 좀 더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많은 동양사람들이 화를 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생각한다. 이쯤 되었으면 우리도 서구의 문화가 좋다고 무작정 따라하기로 일관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문화의 실상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아 장단점을 파악하고 우리에게 맞는 것을 찾아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화의 장단점도 파악해서 개선할 것은 개선하고 유지 발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젠 정말 우리 자신의 머리로 생각을 좀 하면서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중고등학생들이 학교에 갈 때 잠옷을 입고 등교하는 것은 왜 우리가 아직 따라하지 않는지... 참 아쉬운 노릇이다. 언제 이런 진정한 자유스러움을 따라하게 될까? 사실 필자는 이런 것은 좀 따라했으면 싶다.

  매번 브랜드나 옷 가격 때문에 스트레스 받기 때문에 오히려 교복을 입히는 것이 더 낫다는 우리 교육계의 현실적 평가에 좌절하게 되는데... 언젠가 우리 청소년들이 옷이나 겉모습에 신경쓰지 않고 자기 개성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면!!! 좀 부럽지 않나?!

이른바 대화하며 긴 시간 식사하는 서구 풍습의 비밀: You keep your mouth closed while you're eating!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가지고 있는 인상 중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에는 '빨리빨리'라는 문화가 있어서 밥도 빨리 먹고 일어난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가 흔히 '서구'라고 부르는 사회에서는 긴 시간 서로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좋은 습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분명 밥을 빨리 먹으면 잘 씹지 않고 삼키게 되고 그렇다면 소화가 아무래도 힘들게 될 것 같긴 하다. 그러니 밥을 천천히 먹자!...는 말에는 필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서구에서 대화하며 장시간 식사하는 습관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우리의 추측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이 문제는 영어를 얼마간 잘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심을 품어볼 만한 선입견이다. 왜냐하면 영어는 일단 입에 음식이 있으면 발음하기가 불가능한 단어들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Pearl이라는 단어를 진정 잘 할 수 있다면 밥을 입에 넣고 한번 시도해 보시라. 불가능하다.

  영어는 혀나 입의 움직임이 한국어보다 더 역동적이다. 그래서 사실 식사예절에는 어긋나지만 우리는 입에 음식을 넣고 씹으면서도 어느 정도의 언어적 의사소통이 가능한 편이다. 그러나 영어로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음식도 씹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서양 영화를 보면 여성이 풀메이크업을 한 다음 자기 이빨에 왁스를 칠하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왜? 바로 영어로 대화를 하다 보면 혀를 입술 밖으로 내밀었다가 목구멍 안까지 집어넣었다가 할 뿐 아니라 이빨을 아랫입술에 살짝 터치해주는 일이 반복되는 데 그러다가 앞니에 립스틱이 묻어 버리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남성도 방송에 나가거나 화장을 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마찬가지로 이빨에 왁스칠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붉은 립스틱 묻은 이빨로 대화든 진행이든 하게 되는데, 이건 마치 이빨에 고추가루 잔뜩 낀 상태에서 대화를 하거나 사회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마 개인사에서 최악의 스캔들로 남을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여성이건 남성이건 화장하고 이빨에 왁스칠하는 거 보신 분 있으신가? 이렇게 영어로 말을 하게 되면 입의 구성성분, 입술, 치아, 혀 등을 훨씬 더 활동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그렇다면 서구의 사람들은 어떻게 대화하면서 식사를 하는 것일까?

  그 비밀은 바로 이렇다.

  우선 음식을 입에 넣는다! 씹지 않고 바로 삼킨다!! 상대방을 보며 미소 지으며 대화한다!!!

  자, 어떤가? 이렇게 식사하면 식사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건강에 도움이 될까? 게다 그 대화가 유쾌한 내용이었다면??

  필자가 볼 때 이런 식사 문화에도 장단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음식을 씹지 않고 혹은 서너번 씹는 척하며 바로 넘기는 것은 위에 부담을 많이 줄 것 같다. 최소 한국인들이 밥을 빨리 먹을 때 만큼은 되는 정도의 부담이거나 아니면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역시 오래 천천히 먹기 때문에 갑자기 많은 양의 음식을 위에 채워넣는 것보다는 부담을 조금 덜어 주는 측면도 있어서 결국 우리나라의 식사 습관만큼 딱 그 정도로 위에 부담을 줄 것 같지 않은가?

  필자는 식사를 할 때 꼭꼭 씹어 먹어서 사실 씹어서 삼키는 것만 해도 시간이 꽤 걸린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 늘 마지막까지 먹고 있는 사람이 바로 필자 자신이다. 때로는 눈치가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서구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 눈치가 더 보인다. 일단 웬만한 곡예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입에 음식을 넣고 영어로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필자는 오래 음식을 씹기 때문에 식사 중 대화에 끼기가 힘들다.

  그래서 양해를 구하자 어떤 호주인 친구가 얼굴을 찌푸리며 필자를 비난했다. 빨리 삼키고 대화에 참여해야지! 헐~

  이 때 필자를 구원해 준 사람은 오히려 같이 밥을 먹고 있었던 인도인이었다. 씹을 때는 기다려줘야지~~ 그래도 그 호주인의 표정은 풀어지지 않았다. 마치 필자가 매우 예의가 없는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처다보던 그 눈빛...

  이 때부터 필자는 이러한 '식사는 오래 하지만 빨리 삼키고 대화에 참여하기 문화'를 의아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대화에 참여하고 안 하고도 자발적이 아니라 강제하기도 하고 씹고 있으면 양해를 해주어야 하는데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도 있구나!

  물론 모든 호주인이가 서구인이 이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도 존재한다는 사실!! 심지어 기다려주지 못하는 자신의 성마름을 지적받고도 아무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그 친구의 표정!

  이렇게 의문을 갖다가 한 번은 다른 한 호주인 친구에게 어떻게 이렇게 밥을 먹냐고 물어 본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그 친구 환하게 웃으면서... 오랜 훈련으로 씹지 않고 삼키는 기술을 익히게 된 것이라면서 반은 자랑삼아 그리고 반은 겸연쩍어 하며 자신의 식사 문화에 대한 답을 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훈련이 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는 서구에서도 밥 먹을 때 이야기하지 말라고 부모들이 훈계를 하게 된다.

  You keep your mouth closed while you're eating!

  이 표현은 'Harry Potter 시리즈'에서 Mrs. Weasely가 그의 쌍동이 아들 Fred and George를 혼내며 한 말이다.

  번역해 볼까?

  위즐리네 엄마: 밥 먹을 때 떠들지 말라고 그랬지!

  아 이 얼마나 귀에 익숙한 소리인가?! 우리 어릴 때 많이 듣던 말 아닌가!! 위 번역은 사실 약간의 의역이 가미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조금 더 직역하면 '밥 먹을 때는 입 다물어라!'정도로 할 수 있겠다. 역시 비슷한 고향의 소리라고나 할까~~

  사실 이 말은 너무나 우리 문화와 맞아서 아이들이 볼멘소리로 반박하는 말까지 동일하다. ㅎ~

  How am I suppose to eat if I keep my mouth closed?! (입을 다물고 밥을 어떻게 먹어요?!)

  아이들에게 식사 중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씹지도 않은 음식을 무조건 삼켜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은 꽤 잔인할 수 있다. 아이들은 아직 소화기능이 완성되어 있지 않아서 그렇게 마구 삼키도록 가르치면 탈이 날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한국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반에서 일등하라고 밤 늦게까지 학원에 보내는 것만큼이나 잔인한 학대가 되지 않을까?

  결론적으로 이야기해서, 우리가 생각하듯 서구의 문화가 모두 장미빛은 아니라는 것이다. 긴 시간 대화하며 밥 먹는 문화에도 장단점이 있다. 특히 필자는 대화하다 음식이 식어서 맛이 없어지는 상황을 개인적으로 제일 싫어한다. ㅋ~

  생각해 보자.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밥 먹을 때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삼키는 데 문제가 없다고 개인적으로 느낄 정도만큼은 씹고 삼키지 않는가?! 그런데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 큼직한 스테이크 조각을 한 번도 씹지 못하고 삼키는 장면을... 아, 필자는 체할 것 같다.


2019년 10월 7일 월요일

프랑스어 한국어로 옮기기 1: Rapport 라포? 라포르?? vs 래포! 하포!!!

  조국 사태에 묻혀버린 대형 사건들이 많은데 그 중 하나가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특정되었고 거기에 더해 그 용의자가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필자도 설마 그 용의자가 아무 이득이 없는 상황에서 순순히 자신의 과거 범행을 털어놓을 것인가 의심이 많았는데, 우와... 우리나라 법심리 전문가들, 대단하시다! 짝짝짝!!

  알려지기로 프로파일러들이 용의자의 입을 열게 한 결정적인 비밀은 바로 용의자와 프로파일러들 간 Rapport가 잘 형성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Rapport, 어디서는 '라포'라고 쓰고 다른 곳에서는 '라포르'라고 쓰고 있다. 어떤 우리말 표기가 맞는 것일까?

  우선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기려면 그 말의 기원을 알아야 한다. Rapport라는 단어는 프랑스어 기원으로 '보고, 관계, 비율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이 프랑스어 단어는 전세계 심리학이나 상담 관련 교재에서 상담자와 내담자(상담하러 상담소를 찾은 사람) 간 신뢰형성을 뜻하는 개념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필자가 몇년 전까지 본 심리학 교과서에서는 '라포'로 쓰이고 있는 말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어 위키 백과에서는 '라포르'라고 쓰고 있다. 

  아니 왜? 바로 국어사건에 라포르로 소개되고 있으니까!

  그래서 필자가 늘 '국립국어연구원'을 못 살게 구는 것이다. Rapport를 라포르로 옮기는 것이 정년 옳은 한국어 표기란 말입니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Rapport를 '라포르'로 쓸거면 왜 Car는 '카'라고 하나? '카르'라고 하지?? 

  이건 뭐 일관성도 없고 국적도 없는 발음 계속 쓰고 싶나?

  필자가 볼 때 Rapport를 '라포르'로 표기하는 것은 식민잔재가 아닐까 싶다. 어째 맥도날드를 '매그도그나르드'라고 일본에서 표기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필자만 그렇게 느끼나?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서, 그렇다면 심리학 교재에서 사용하고 있는 '라포'라는 표기는 옳은가... 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일단 라포르보단 백배 낫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더 나은 표현이 존재한다.

  우선 프랑스어의 r 발음은 영어의 r 발음과 다르다. 프랑스어의 r 소리는 오히려 독일어의 r 소리와 더 비슷해서 우나라 사람들 귀에는 거의 'h'소리로 들린다.

  더 재미있는 것은 미국 사람들 귀에서 프랑스어의 r 소리는 h 소리에 가깝게 들린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말은 프랑스어의 r 소리가 h소리와 동일하다는 뜻은 아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ㄹ소리와 영어의 r 소리에 차이가 있지만 가장 근사치에 가까운 소리이기 때문에 우리가 영어의 r 소리를 ㄹ로 표기하는 것가 마찬가지로 가장 근사치에 가까운 소리라는 뜻이다.

  따라서 프랑스어 Rapport를 프랑스어에 가장 가깝게 우리말로 표기하면 '하포'라고 표기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는 심리학이 대부분 미국에서 수입되었다는 그 기원을 생각하면 영어 발음으로 Rapport를 표기하는 방법도 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영어발음에 가장 가까운 Rapport의 표기는 '래포' 정도 되시겠다. 

  물론 필자는 원 프랑스어 발음을 선호한다. 따라서 Rapport는 "하포"로!


2019년 9월 26일 목요일

영어 한국어로 옮기기 5: Swan 백조? vs 고니!

  과학에서 다룰 수 있는 문제이냐 아니냐를 따질 때, '반증가능성'에 대한 개념이 나온다. 이 때 나오는 유명한 말이 바로 '모든 백조는 하얗다'라는 명제이다. 

  이 명제는 가설검증에서도 자주 나오는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 검은 백조 하나만 발견하면 해당 명제는 반증되기 때문이다. 이로써 게임 끝! 

  '모든 백조는 하얗다'라는 명제는 거짓이다!!

  이렇게 반증가능한 명제는 과학에서 다룰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반증가능성'의 핵심이고 이로써 하나의 가설(또는 명제)는 검증된 것이다. 거짓으로!

  그런데 검은 백조라니? 이것은 형용모순의 용어이다. 백조가 흰새라는 뜻인데... 검은 흰새?

  사실 '모든 백조는 하얗다'라는 명제부터 말이 이상하다. 모든 흰새는 하얗다??

  어쩌다 우리나라 과학책들이 이렇게 형용모순의 개념을 써가며 과학을 이야기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바로바로 우리 학문계에 미친 이상한 일본식 번역어의 영향과 한자어면 무조건 숭상하고 보는 우리 학자들의 잘못된 인식 때문이 아니었을까?

  현재 우리가 Swan을 번역하여 사용하는 용어 중 '백조'의 빈도가 가장 압도적이다. 그러나 Swan에 대한 번역어가 백조 밖에 없을까?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말로 엄연히 '고니'라는 말이 존재한다. 고니라니... 얼마나 어감도 아름다운가!

  그래서 '모든 고니는 하얗다'로 명제를 바꾸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다음 웹페이지에서 보듯 검은 고니가 발견되었으므로 이 명제는 거짓이 되는 것이다! 이 얼마나 깔끔하게 과학적인가!!

  이 백조라는 말은 일본이 swan을 번역한 용어이다. 이 이상한 용어를 우리는 아직도 무비판적으로 쓰고 있다. 엄연히 우리말에 고니라는 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영한사전 찾아봐라. swan을 고니로 소개하고 있는 사전이 있는지!

  그래도 한영사전에서 '고니'를 찾으면 swan으로 소개하고 있어서 다행인가?

  이런 일본식 무개념 한자어가 '한국어'에 속한다면 외국어를 그대로 한글로 바꾼 '셀라비'같은 말도 한국어라고 필자는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이다!

  한자어는 무조건 국어에 속한다는 우리의 전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따라서 영한사전도 대대적으로 손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립국어연구원 여러분,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제 백조의 호수는 '고니의 호수', 그리고 미운 오리 새끼는 커서 아름다운 '고니'가 되었다고 이야기 하자.

2019년 9월 23일 월요일

훈민영음: 나랏말싸미 브맅에 달아 니르고져 홇 소리이셔도...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소리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쌔
  이런 젼차로 어린 백셩이 니르고져 홇 소리이셔도...

  훈민정음을 그대로 패러디하니 나름 어렵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짱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쌔
  이런 젼차로 어린 백셩이 니르고져 홇 배이셔도...

  그래서 좀 더 쉽게 압축버전으로 패러디하면 다음과 같겠다.

  나라말싸미 브맅에 달아 니르고져 홇 소리이셔도... 

  필자가 몇 번 언급을 했지만 우리말이 중국어와 다른 것만큼? 혹은 그보다 더 영어와 다르기 때문에 중국어를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했던 과거 조선시대 이전 사람들의 생활보다 현재 영어를 주로 사용하는 우리의 삶이 더 고단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과거에는 제도 교육이라는 것이 없어서 일부 식자층만 글자를 배우고 쓰면서 다른 서민들을 무시했다는 점에 있어서는 현재 우리가 훨씬 더 좋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는 점도 언급하고 넘어가겠다.

  아무튼 세종대왕이 중국어와 우리말이 너무 달라서 일반 대중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우리글을 만드셨는데! 필자가 볼 때 그 후손들이 그 위대한 한글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이렇게 한자 적어 보고자 한다.

  예를 들면 이전 글에서 밝힌 바와 같이 우리는 다른 나라 이름을 우리말로 바꾸지 않고 대부분 중국에서 쓰던 말을 가지고 와서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잘 번역되어 있는 말이 이미 있다면 그것을 중국이든 일본이든 아무데서나 가져다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심지어 '영국'과 같이 그 번역어가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을 때에도 아무 비판을 하며 우리 식으로 다시 적절하게 고쳐보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데에서 그 문제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럴거면 차라리 그 나라 언어를 그대로 쓰는 것이 필자가 보기에는 더 낫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The United Kingdom은 '브맅'으로 쓰자!

  그래서 이 글 제목에 있는 '브맅'은 현재 우리가 영국이라고 표기하고 있는 나라에 대한 필자의 대안적 제안 되시겠다. 이미 이전 글에서 다 설명했다시피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웨일즈 지역을 모두 합쳐서 브리튼이라고 부르고 여기에 북아일랜드까지 더하면 바로바로...The United Kingdom!  

  이러한 왕국연합을 영국리고 부르면 누가봐도 잉글랜드를 중심으로 이름지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우리가 꼭 중국, 일본식 한자어 따라할 필요 없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우리식으로 얼마든지 더 좋은 한자 번역어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이 왕국연합에는 '부국'이라는 이름이 어떠냐고 필자는 이전 글에서 제안을 했었다.

  여기서 한가지 더 지적할 점이 있다. 왜 영어를 번역할 때는 늘 한자어로 하느냐?하는 점이다. 영어는 반드시 한자어로 번역해야 한다는 그 어떤 절대적 기준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한자어가 표의어이기 때문에 외국어를 번역할 때 사용하면 좋은 면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음을 필자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표의어를 사용하지 않는 다른 나라들은 번역을 못 하나?

  필자가 보기에는 식자층이 일반인들 못알아 들으라고 우리나라 법전을 다 이상한 일본식 한자어로 채워놓았듯이, 영어를 한자어로 번역하는 것도 모두 지식인들이 자기들 밥줄을 쥐고 놓지 않으려는 강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영어, 얼마든지 한글로 번역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만일 '영국'처럼 어디에서 기원한지도 알 수 없는 한자어를 꼭 써서 한자어이든 외국어이든 모두 알아듣기 힘들 것이라면 차라리 해당 외국어를 그대로 쓰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 그래서 '부국'을 뜻하는 축약어 Brit으로 그대로 우리말로 옮긴 '브맅'! 어떠한가?!

  그렇다고 문제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바로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길 때 제한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우리 말로 옮길 때 된소리를 쓰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See-Through가 '시스루' 패션이 되는 것이다.
  필자는 처음에 '시스루'라는 단어를 보고 무슨 말인가 전혀 감이 오지 않았었는데 이 말이 See-Through를 국립국어연구원에서 인정하는 방식 그대로 우리말로 옮긴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당황했었던 기억이 있다. 너무나 놀라웠다. 

  그 뿐 아니다. 종성이 t로 끝나는 영어 단어는 모두 해당 t sound를 'ㅅ'으로 옮기도록 되어 있다. 이런 제한은 영어에서 발생하는 연음, 그리고 우리말과 합쳐졌을 때 발생하는 연음에서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는 나중에 자세하게 설명하겠다.

  마지막으로 외국어를 우리 말로 옮길 때 겹자음을 쓸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는 것도 필자는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밀크는 흔히 Milk를 우리말로 그대로 옮겼다고 알려져 있는 단어인데, 사실 알고 있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밀크와 Milk의 소리는 매우 다르다.

  이 차이점은 밀크를 밀ㅋ(이렇게 많은 한글프로그램에서 ㄹㅋ의 자음을 함께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서 글자가 깨진 것이다) 혹은 '밁'으로만 옮겨놓아도 많은 부분 해결 가능하다. 만일 이것이 진정 국어연구원에서 허락할 수 없는 우리나라 표준말에 어긋난다면 차라리 Milk는 '미역'이라고 옮기는 것이 더 해당 소리에 가깝다. 이것은 마치 신라를 Shilla로 옮기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소리나는 대로 옮겨야지, 철자대로 옮기는 것이 무슨 외국어를 옮기는 바른 방법이란 말인가? 그렇담 신라는 Shinra가 되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왜 우리말은 이렇게 잘 영어로 옮기면서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길 때는 기이하게 변하는지 필자는 의심스럽다. 국립국어연구원은 우리말과 외국어 소리에 대한 연구를 하기는 하는 것일까?

  우리가 훈민정음 해례본을 보면 얼마나 많은 겹자음과 지금은 사라진 자음, 모음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필자가 생각할 때 당시 우리가 얼마나 중국어를 떠받들고 살았는데, 중국어에도 있었던 f나 r 소리가 우리말에 없었다는 점은 믿기 힘들다. 여기에서 다시 우리말이 극도로 단순화되어 일본어를 이해하기 쉽게 하는데만 사용되었다고 전해지는 일제시대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일례로 '아래 아' 소리는 한국전쟁 이후 시대까지는 우리말에 존재했었는데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 중 일부 노인층을 제외하고는 '아래 아'소리를 내거나 듣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국립국어연구원은 일제시대 우리 말이 어떻게 단순화되어 무슨 소리를 잃었고, 그 이후에 사라진 소리에는 또 무엇이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많은 우리의 소리가 왜국에 의해 사라졌다면 다시 그 소리들을 외국어 유입으로 풍부하게 할 수도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ㅅㅌ라잌'이라고 왜 세개의 자음을 한꺼번에 쓰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 말이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언급하고 싶은 것은 기업들은 그런대로 괜찮게 자기 회사 이름을 영어로 옮기고 있지만, 일반적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영어로 옮기는 데에도 많은 실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를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영어로 이름 옮기기 컨설팅을 한번 해 볼까? 손님으로 올 사람 손?! ^_^;;

  그 전에 필자는 우리말 소리와는 다른 외국어 소리를 어떻게 잘 한국어로 옮길 수 있는 지에 대해서 몇글자 적어보고자 한다. Coming Soon!

2019년 9월 21일 토요일

영어 한국어로 옮기기 4: The United Kingdom 영국 vs 브맅 or 부국?!

  우리가 흔히 부르고 있는 '영국'이라는 이름, 이 나라의 공식명칭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United Kingdom까지는 들어 봤을 것이고 이 중 일부가 Great Britain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나라를 약자로 The UK 혹은 GB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둘 모두 이 나라의 정식명칭은 아니다. 이 두 이름 모두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 혹은 남한 정도에 해당하는 말들이다. 모두 알고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공식명칭은 '대한민국' 되시겠다. 

  그렇다면 이 나라의 정식명칭은?

  The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아 생각보다 길다.... 길어서 놀란 사람 손? ^_^

  그래서 흔히 The United Kingdom 또는 The UK라고 줄여서 쓰거나 Britain으로 대신 쓰기도 한다. 이 말은 우리나라로 치면 '한반도'정도 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런데 우리가 부르는 이 나라의 이름 '영국'. 이 명칭이 이 나라에 적합한 용어인지가 오늘 필자가 제기하는 문제이다.

  영국이라는 이름은 누가봐도 The UK의 대표주자를 잉글랜드로 보고 이에 초점을 맞추어 번역한 용어임이 틀림없다. 또한 우리가 만든 말도 아니고 아마도 중국이 쓰는 용어를 그대로 가져와서 아무 비판의식 없이 사용했다고 본다.

  물론 이 용어에 대한 변명도 가능한 지점이 있다고 본다. 영국이 잉글랜드만을 중심으로 놓고 봤다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스콭랜드나 아일랜드에서 쓰는 말도 스코티쉬나 아이리쉬라고 하지 않고 '잉글리쉬'라고 하는데, 뭐 나라 이름에만 그렇게 꽃혀서 집착하냐... 뭐 이런 비판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 입장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데 헷갈리는 문제는 그 나라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 주어야 한다. 서양인들 시각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그들이 우리를 조센진이라고 부르면 우리 기분이 어떻겠느냐 말이다... 

  그래서 생각해 보면 그들에게 잉글리쉬로 말한다고 해도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그들이 사용하는 용어의 공식명칭이 잉글리쉬인 것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을 잉글리쉬(잉글랜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면 엄청 화낸다. 이 점을 우리가 고려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꼭 중국, 일본식 한자어 따라할 필요 없다! 만일 잘못된 번역어가 판을 친다면 우리라도 수정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The UK에 대한 명칭으로는 무엇이 적합할까?

 우선 필자는 '브맅'을 제안한다. 이 나라의 공식명칭에 나오는 Great Britain은  England, Scotland, Wales 세 지역을 총칭하는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로 치면 한반도 정도! 아니 대한반도!!

 그러니까 England, Scotland, Wales 지역이 하나의 거대한 섬으로 유럽지역 서쪽 바다에 둥둥 떠 있는데 그 큰 섬이 Great Britain이라고 부르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 북아일랜드를 합하면 바로 The United Kingdom이 되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영토도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이지만 그냥 한반도라고 하면 다 우리나라인지 아는 것처럼 '브맅' 사람들도 그들의 나라를 간단하게 Britain이라고 칭하고 자신을 British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 브맅 사람을 만나서 너 잉글리쉬냐고 물으면 그 브맅 사람은 상대방을 무식하다고 생각하며 기분나빠할 개연성 아주 높다는 점 참고하기 바란다. 이건 마치 우리한테 너 일본 사람이냐 중국 사람이냐고 물어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아니 아시아에 일본하고 중국 밖에 없냐고?!

  그들이 스스로를 브리티쉬라고 생각하고 그들의 나라를 브리튼이라고 칭하는데, 이 와중에 더 줄인 말도 있다. 바로 Brit! 이 Brit이라는 말은 이 나라를 뜻하기도 하고 이 나라에 사는 사람들을 말하기도 하니, 내가 생각하는 The United Kingdom에 적합한 우리 명칭은 이를 그대로 우리말로 옮긴 '브맅' 되시겠다.

  아 물론 브리튼이라는 말을 그대로 써도 좋다고 본다. 그저 브맅이 더 간편한 용어라고 생각해서 추천했을 뿐이다. 기존의 용어도 두 글자였으니 글자수도 맞고.

  이 와중에 '나라 국'자 안 들어가면 나라 이름 같지 않아 낯설어 하시는 분 많으면 '브국'은 어떠신가? 영국보다는 훨씬 낮지 아니한가?

  그런데 또 두 글자 모두 한자어여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 꼭 있으시다. 그렇게 한자어로 번역할 필요가 있다면 '부국'이 가장 소리가 비슷할 것 같다?!


  아름답지 않은 나라도 미국이라고 부르니 꼭 세상에서 제일 부자 아니어도 부국 괜찮지 않나? 과거에는 제일 부자나라이기도 했고... 그 때 만행도 좀 사과해야 할텐데...

  사실 필자가 오랜 시간 The UK를 우리말로 번역하려고 노력했었다. 그런데 영연방으로 잘못 번역되고 있는 이 말은 진정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이렇게 브맅으로 대신한다. 미국은 미합중국인데 이 나라는 부합왕국?이라고 하기도 좀 뭐하고 사실 정확하게 하자면 왕국연합인데... 왕련?! 아님 연합왕국, 연왕??

  흠... 미국을 미연방이라고도 부르니 브맅은 '부연방'도 나쁘지 않겠다. ^ㅇ^

  혹 독자들 중 더 좋은 아이디어 있으신 분 있으면 댓글 남겨주시길... ^_^;;

  그런데 요새 이 나라 브맅이 시끄럽다. EU에서 탈퇴하는 문제 때문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것 같은데, 이렇게 필자가 이 나라에 대한 좋은 명칭을 제안하자 마자 이 나라가 다시 여러 왕국으로 쪼개져 스콭랜드나 북아일랜드가 이 왕국연방 독립하면 필자가 만든 브맅이든 부국이든 다시 쓰일 날이 없을 듯 하니 이렇게 아쉬울 수가...

  아참,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브맅에 속하는 북아일랜드는 The Republic of Ireland와는 구분해야 하는 나라이다. 아일랜드에서 동북쪽이 바로 브맅에 속하는 북아일랜드에 해당하고 그보다 좀 더 큰 영토를 차지하는 남서지역이 바로 아일랜드 공화국 되시겠다.

  아무튼 앞으로 브맅의 EU 탈퇴 문제가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이 지역에도 불안과 공포가 감도는데... 에휴... 누가 우리나라만 맨날 시끄럽다고 그랬어?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시끄러운 것 같다.

2019년 9월 7일 토요일

영어 사용자와 우리말 사용자의 문화차이 2: 존댓말


  언어에 따른(동사형 우리말과 명사형 영어) 편견의 차이를 다루는 이전 글에서 언어가 심리에 영향을 끼친다는 Sapir–Whorf hypothesis(사피어-워프 가설)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나라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믿음이 우리말에 존댓말 전통이 강해서 우리사회에 서열문화가 강하다는 것이다. 마치 존댓말을 없애 버리면 서열문화가 약해질 것처럼. 그러다 반말로 통일할 것이냐 존댓말로 통일할 것이냐를 놓고 논쟁하다가 결론을 못 보고 흐지부지하는 전형적 탁상공론이 심지어는 우리시민사회를 대표한다고 볼수 있는 두뇌들이 모여 잡담하는 알쓸신잡 6회( 2017년 7월 7일 방송)에서도 일어났다.

  그러나 필자는 묻는다. 과연 그럴까? 혹시 우리나라 사람들의 서열 문화가 강해서 존댓말 전통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는 것은 아닐까? 사실 필자는 한국인들의 서열에 대한 욕구는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점점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점점 강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요새 일상생활에서 손님에게 물건을 팔 때 물건에도 존대를 하지 않으면 손님들이 왜 반말 하냐고 따지는 일이 드문일이 아니고 대학에서 후배들에게 군기를 잡겠다고 선배를 대할 때는 어떤 용어를 써라 옷은 어떻게 입고 다녀라 등등을 비롯해 과거 군대나 체육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얼차례까지 등장했다는 뉴스를 보면 그런 심증이 굳어지고 있다.

  물론 과거 9년 동안 보수정권이 집권하면서 사실상 민주주의가 후퇴했으므로 어쩌면 서열에 대한 욕구는 민주주의 후퇴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또한 대학문화와 관련해서도 과거 1990년대만 해도 전체 청소년의 20%미만만이 대학을 간 반면 요새는 한 80%정도가 대학을 간다고 하니... 대학 문화가 고등학교 문화처럼 (과거에는 사실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청소년의 비율이 대략 80%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정확한 통계는 아니다. 혹시 아시는 분?) 변화한 것은 아닌지 싶다. 필자의 고등학교 시절 기억을 되짚어 보면 1학년에서 3학년 선배는 그야 말로 하늘이었고 이 신념에 위배되는 행동을 한 후배는 가차없이 응징되었으니 현재 일부 대학문화와 아주 비슷하지 아니한가?!

  예를 들면 이런 뉴스처럼 말이다.
  "선배 보면 뛰어와서 폴더 인사"..여전한 대학내 '군기 잡기 ' https://news.v.daum.net/v/20190324070023079

  그러나 많은 한국인들에게 실망스럽게도 영어에는 존대어가 존재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Thee, Sir, Mr., Ms, Would you 등을 제외하고라도 화자가 영어를 구사하는 것을 보면 청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려워하는지 친하게 생각하는지를 금방 알 수 있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을 하자면 영어에서 주어가 등장하는 것만으로 그 표현은 존대 표현이 된다. 만일 누군가 당신에게 이렇게 물어본다면 느낌이 어떤가?

  Do you have a pen by any chance?

  물론 아무 느낌이 없을 수 있다. 그냥 펜 있냐고 물어보네... 정도? 그런데 다음과 같이 상대방이 물어봤다면 어떨까?

  Got a pen?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위 두 문장을 잘 구분하지 않고 번역하기 때문에 영어에는 존댓말이 없고 다 반말이다... 왜냐하면 you가 반말이니까!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you도 상황에 따라 '너'로도 번역되고 '당신'으로도 번역된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다시 위 두 표현으로 돌아가서 제대로 어감을 살려 번역해 보면, 위 문장은 '혹시 펜이 있으십니까?' 정도로 번역 가능하고 아래 문장은 '펜 있냐?' 정도로 번역하는 것이 옳다.

  다시 위 두 문장을 보자. 느낌이 오는가?

  여기서 응용문제! 만일 당신이 유학을 가서 교수님에게 펜을 잠시 빌려쓰고 싶을 때는 어떻게 물어야 할까요?

  자, 이제 당신의 판단은 어떠한가? 영어에 존대말이 없는가?

  흔히 많은 사람들이 영어에서는 존대어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필자는 알려주고 싶다.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리고!


2019년 9월 5일 목요일

영어 한국어로 옮기기 3: Edge 에지 vs 엣지 & Judge 저지 vs 젓지??

  우리가 영어를 한국어로 옮기면서 나타나는 재미있는 현상 중 하나가 익숙한 단어는 소리나는대로 옮기고 익숙하지 않은 단어는 철자대로 옮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익숙하지 않은 단어도 사전 찾아보면 발음 다 나오고, 요새는 발음을 소리로 다 들려주는 전자사전 웹사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버릇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판사를 영어로 뭐라고 하나? Judge! 저지라고 발음한다. 판단, 재판 등의 뜻으로는 파생어 Judgement, 저지먼트가 있다.

  저지! 발음 문제 없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발음... 우리가 패션이 정말 선두를 달리며 멋있다는 표현에 사용하는 ' edge' 이 말은 엣지라고 주로 사용하고 있다.

  무엇이 맞는 걸까? Judge가 저지라면 Edge는 에지여야 하지 않을까? Edge가 엣지라면 Judge는 젓지? ㅋㅋㅋ

  사전 찾아보시라... 발음도 들어보고!

  이 두 단어의 마지막 발음은 정확히 일치한다.

  그리고 우리는 알고 있다. 저지의 발음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그렇다면 edge의 발음은 '에지'라고 해야 맞는 것이다!!

  패션에 에지를 써서 또 필자의 연식이 나왔는데 사실 요새는 또 잘 안쓰는 말이긴 하다. 그러나 여전히 '엣지'라는 잘못된 표기는 여러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피자 혹은 핕자(필자는 이 표기를 선호한다.)의 테두리에 어떤 맛있는 것을 두를까 고민할 때 이 테두리 부분을 흔히 엣지로 표현하고 있다.


(특정 핕자 브랜드를 홍보하거나 모욕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해당 상표가 나타나지 않도록 홍보지의 일부 필요한 부분만 직접 촬용하여 사용하였음을 밝힌다)


  사실 이런 핕자 홍보물을 볼 때마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핕자 혹은 핏자로 표기해야 할 Pizza는 피자라고 표기하고 에지라고 표기해야 할 Edge는 엣지로 표기하고 있으니...

  이거 뭔가 거꾸로 된 영어?!

  첨언하자면 필자는 사실 Judge는 줘쥐(or 저쥐), Edge는에쥐, Bridge 브리쥐로 적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영어에서 dge 발음은 유성음이지만 우리말은 ㅈ 소리가 무성음이기 때문에 '쥐'로 발음하는 것이 훨씬 더 유성음에 가까운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편하게 Judge를 발음하면 많은 영어사용자들이 Church라고 잘못 듣기가 쉽다. 이 두 단어의 소리는 자음이 유성음이냐 무성음이냐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 혀의 위치 모음이 모두 비슷하기 때문이다. 소리를 크게 내느냐 작게 내는냐는 dge와 ch 소리 차이와 아무 상관이 없다.

  그래서 필자는 Judge를 '줘쥐'로 표현하는 것이 훨씬 더 원어의 소리를 잘 반영한 표기라고 믿는다.

  그러나 이런 식의 표기법은 우리 국립국어연구원이 그렇게 좋아하는 철자법칙이 아니기 때문에 독자들도 이런 점을 유념하여 선택할 필요가 있겠다.

2019년 9월 3일 화요일

영어에 대한 오해 5: 영작은 번역??

  연일 화재가 되고 있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자녀 1저자 논란에 또 다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하게 가지고 있는 영어에 대한 오해가 등장했다.

  그 오해는 바로 영작을 하는 것은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것이다!라는 주장이다.

  바로 조국 후보자의 딸이 제 1저자로 오른 논문에서 조국 후보자가 기자회견 당시 자신의 딸이 영어를 좀 잘해서 당시 실험의 결과를 영어로 정리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한다면서 지도교수의 평인 듯 한 말을 전언한 것을 야당에서 반박하면서 나온 내용이다.

  일단 이전 글에서 영작을 잘해야 논문을 쓸 수 있지만 영작만 잘 한다고 논문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 친구가 해당 논문의 초고를 실제로 썼다면 그것은 이 논문의 주요 학술적 개념을 잘 숙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이번에는 바로 이  영작이 필연적으로 번역을 동반하는데, 조국 후보자의 딸은 국어 능력이 많이 떨어져서 번역을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 주장은 또한 영작이 번역이라고 생각해서 아무리 번역을 잘 해도 번역에는 저자의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조국 후보자의 딸이 제1저자의 자격을 가졌을 수 없다는 주장과도 그 맥이 닿아 있다.

  필자가 볼 때 다시 많은 사람들이 이 주장에 고개를 갸우뚱할 것 같아서 이 기회에 이 오해에 대해 명확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영어 작문은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것을 말하는가?

  필자는 이미 오래 전에 이 블로그에서 영어를 잘하고 싶으면 한국어로 생각해서 그 생각을 영어로 번역하려고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 이 말은 영어를 잘 하고 싶으면 아예 처음부터 영어로 사고하고 그 생각을 그대로 말로 옮기는 연습을 하라는 것이었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이다.

  영어로 글을 잘 쓰고 싶으면 한국어로 생각한 글을 영어로 번역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러면 언제나 한국어에는 적합한데 영어에는 부적합한 이상한 영어 문장이 나오게 마련이다.

  해당 지도교수가 조국 후보자의 딸에 대해서 영어를 잘 하길래 논문을 쓰라고 했다고 한다면 그 논문을 쓸 자격을 주었다는 측면에서는 호의이고 특헤가 맞을 수 있지만, 실제로 그 학생이 그래서 교수가 지시한 대로 직접 논문을 썼다면 이는 그 학생에게 제1저자의 자격이 있다는 뜻이 된다는 점도 이미 이전 글에서 밝힌 바 있다.

  여기에서 지도교수가 영어를 잘하더라는 뜻은 이 학생이 한국어로 사고해서 그 결과를 영어로 번역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뜻할 가능성이 높다. 즉 영어로 사고해서 실험내용을 영어로 정리하고 많은 영어논문을 읽고 영어로 요약해서 영어로 논문을 썼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은 영어 원문으로 작성된 논문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 없이 그대로 읽고 이해해서 그 내용을 영어로 요약하고 그 요약노트를 다시 영어로 논문을 쓸 때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한국어 실력이 문제될 여지는 전혀 없다. 왜냐? 전 과정이 영어로 진행되니까!

  물론 부분적으로 한국어로 기록된 부분을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도 있었을 수 있다. 이 부분이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렇게 한국어를 번역하는 부분이 얼마나 많았을지에 대해서 필자는 의심이 든다.

  왜냐하면 많은 의학 논문이 한국에서 출판됨에도 불구하고 영어로 작성되고, 실제 의학대학이나 의사들이 일반적 의사소통까지 대부분 영어로 하고 있다는 사실 환자인 우리들조차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말이다.

 그렇다고 필자가 실제 이 논문이 어떻게 작성이 되었는지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영어로 논문을 작성할 때, 그 과정이 이렇다는 점을 설명한 것 뿐이다.

  영어의 작문이 한국어를 영어로 옮기는 것이라고 생각하신 국회의원님, 영어 잘 못하시는 것 같은데, 전문가의 의견에 먼저 귀 기울이시는 것이 어떠신지....? 제안드립니다.

 국회의원님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영어 하시면 절대 영어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2019년 8월 29일 목요일

영어에 대한 오해 4: 과연 즐거운 느낌을 '죽인다'라고 표현하는 언어는 우리말 뿐일까?

  우리말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우리말에 대해서도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우리말은 소리를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전세계 언어에서 나는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라든가... (사실은 아니다. 그러나 이부분은 본 글의 주제와는 거리가 있으므로 다음 기회에 다시 자세히 다루기로 하겠다.)

  다른 예로는 바로 오늘의 제목에서 의미하듯이, 좋은 느낌을 '죽인다'라고 표현하는 언어는 한국어 밖에 없다는 오해이다.

  불행히도 필자는 우리말을 제외하고 쓸만하게 구사하는 언어는 영어 밖에 없으니, 영어를 예로 들어 설명하겠다.

  과연 영어에서도 '죽인다'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좋다는 의사표시를 할까?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짜라~~!!!

  She's killing me!
  걔가 너무 좋아서 죽을 것 같아!

  I'am dying for it.
  나 그거 먹고 싶어서 죽겠어!

  이런 표현은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다. 절대 한국어에만 좋다는 말을 죽인다로 표현하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아주 유명한 예로 Fugees가 부른 다음과 같은 노래가 있다.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 https://www.youtube.com/watch?v=oKOtzIo-uYw )

  위 노래의 제목에 대한 당신의 느낌은 어떠한가?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그 죽이는 노래 좀 들려줘' 정도 되지 않을까?!

  그 노래가 얼마나 좋았으면 그 노래를 들으면 황홀하다는 표현을 죽여달라는 바로 우리가 잘 쓰는 바로 그 단어를 써서 표현했겠느냐 말이다.

  물론 영어에서 죽인다는 표현이 이렇게 좋을 때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다음과 같은 표현을 보면 살벌하기 그지 없다.

  Deathly silence
  죽을 것 같은 침묵

  You are a dead body!
  넌 죽었어! (여기서 잠깐 딴 소리: 참 신기하게도 아직 죽지 않은 사람에게 이제 죽을 거라고 하는 말이 영어에서도 한국어에서도 과거형이거나 완료형이다. 역시 사람의 마음은 다 통하는 것일까?)

  위와 같은 표현들을 접하고 나니, 이제 생각들이 어떻게 변하셨나?

  이렇게 한국어에 대해 혹은 외국어에 대해 오해를 하게 되는 것은 '오직 한국어만 맥락적 언어 https://english-and-konglish.blogspot.com/2018/04/blog-post_19.html '라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반도에 아니 현재 분단상태로는 섬나라와 같은 상황에 살면서 생긴 좁은 소견일 뿐이다.

  북이 막혀 있으니 일본 만큼 우리도 섬나라인 상황! 이를 타개하고 우리의 인식 지평도 넓혔으면 좋겠다!

2019년 8월 24일 토요일

우리에게 영어는 왜 어려울까?

  필자는 이런말까지 들어봤다.

  중국인들은 영어를 쉽게 배운다. 왜? 어순이 같잖아! 중국어와 영어는 비슷해...

  그래서 필자가 대답했다. 

  아니 중국어는 표의문자이고 영어는 우리말과 같이 소리문자인데, 어떻게 중국어와 영어가 더 비슷하다고 할 수 있냐? 게다가 영어는 소리가 굴러가는데 중국어는 우리말처럼 딱딱 끊어지잖아!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

  무슨 소리야! 중국어가 얼마나 굴러가는데... 영어와 소리가 똑같아!

  필자는 이 소리에 할 말을 잃었다.

  필자가 볼 때 이 분은 자신이 어려워하는 영어가 우리말과 다르다는 믿음을 확신하기 위해 온갖 증거를 왜곡하는 능력까지 발휘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이 분의 주장이 요점을 벗어나긴 했지만 사실 영어와 중국어가 어순 이외에도 비슷한 점이 꽤 있다. 그런데 이렇게 비슷한 영어와 비슷한 중국어를 배우는데 영어를 배울 때와 비슷한 정도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지 않는 이유가 뭘까?

  사실 영어가 우리말과 어순이 다르고 발음도 달라서 어렵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사실 많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중국어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인데 중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 않는다. 그 이유가 뭘까? 중국어는 기껏해야 글자 외기가 어렵다 정도??

  훈민정음을 보면 세종이 한글을 창제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시작하고 있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니르고저 홀 베 있어도...(갈수록 정확성이 떨어지니 이쯤에서 중단한다ㅜㅠ)

  과거 우리가 한자, 즉 중국어를 관공서 공용어로 사용할 때 세종은 백성들이 이 외국어를 이해하지 못해서 정부와 민초들 간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지 못하는 점을 몹시 안타까워했다는 점을 알수 있다. 이렇게 우리말과 중국어가 달랐다는 사실, 세종은 이해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렇게 다른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심지어 우리나라가 한자 문화권이라고 주장하고 이제 한자어는 외국어가 아니라 우리말, 국어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방어까지 치면서...

  정말 그럴까? 우리말은 조선시대 보다 훨씬 한자어, 중국어에 가까워져서 이제 중국어는 글자 빼고는 별로 어렵지 않은 걸까? 심지어 중국어와 영어의 어순이 같은데!? 심지어 중국어에서도 r과 l, p와 f소리의 구분이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중국어 이야기하면서 발음 어렵다는 말도 별로 하지 않을까??

  필자가 볼 때 우리가 영어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바로.... 영어를 잘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중국어가 어렵다는 인상이 적은 이유는 중국어는 필수외국어가 아니라 선택외국어이기 때문이 아닐까? 중국어를 하는 사람도 그 수가 영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얼마나 깊이 들어가느냐도 영어가 더 깊기 때문에 중국어가 어렵다는 인상은 전국민이 공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영어는 제1외국어, 한국에서 정규교육을 받은 사람은 누구나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는 외국어이다. 그래서 이렇게 어렵다 저렇게 어렵다 말이 많이 나오는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반면 일본어 같은 경우는 어순이 같다, 발음도 비슷하다 하면서 배우기 쉽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일본어를 정말 잘하는 사람에게 가서 물어보라. 그 사람은 절대 일본이 쉽다는 이야기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 일본어의 경우 한자를 읽는 방식 영어를 읽는 방식이 모두 다르고 어쩌구 저쩌구... 배우면 배울수록 어렵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언어의 본질이 아닐까 싶다. 배우면 배울수록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많은 언어학자들이 외국에서 아이가 자라면 이중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현실은 영어권 국가에서 자란 한국아이가 대학에서 레프트를 쓸 만큼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한다거나 우리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의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아이의 언어발달이 지체되어 학업을 따라가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이다.

  뭔가 이론과 현실의 괴리가 느껴지지 않는가?

  여기에서 해당 언어 전문가와 한국인들이 말하는 '언어를 잘한다'라는 개념에 갭이 존재하는 것 같다.

  언어 전문가가 한 외국에서 자란 아이는 두 언어가 모두 자유롭다는 소리는 슈퍼에가서 물건 사고 우체국 가서 우편물 부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의사소통이 되니 잘 하는 것 아닌가?! 때때로 우리가 외국의 아이들이나 심지어 거지도 영어를 잘하는데...하면 한탄할 때, 사실 우리도 그들의 의사소통 능력을 감탄하는 것이지 그들이 대학 레포트를 쓸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 자신이나 우리 자식에게 바라는 것은 뉴스 아나운서처럼, 아니면 무역현장에서 외국업자들과 협상을 할 수 있는 수준을 원하는 것이 아닌가? 이 정도 수준을 원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사실 이런 정도의 언어구사는 모국어라고 해도 어렵다. 의심이 가면 한 번 옆집 사장님과 쓰레기 버리는 장소에 대해서 협상을 해보시라. 협상의 언어가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지방 사투리도 잘 배워서 해당 지방 원어민처럼 구사하려면 어렵다! 한번 경상도말, 전라도말 배워보시라! 처음 들어갈 때 억양부터 얼마나 어려운지!

  조선 시대에서 중국어가 공용어였다! 얼마나들 잘 하고 싶었을테고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따라서 중국어가 얼마나 어려웠겠는가!!

  따라서 우리가 영어를 어려워하는 것은 영어의 어순이 달라서...도 한 몫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 근본원인은 뭐니뭐니 해도 우리가 영어를 잘하고 싶은 그 욕망에 있는 것 같다. 

  원인은 찾았으나 해결책이 없다. 잘하고 싶다면 끝까지 어렵고 평생 배워야 한다. 다른 금도는 없다.

2019년 8월 22일 목요일

영어에 대한 오해 2: 영작실력으로 의학논문에 제1저자?

  요새 영어실력과 관련해서 재미있는 논란이 진행중인데,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에 대해서 가장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이것이 아닌가 싶어서 필자도 한 마디 거들고자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의학논문 제1저자 논란! 아니 영작실력이 좋아서 논문 제1저자가 되었다는 말씀??

  지도교수라는 사람이 어떤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 학생의 영작실력이 좋아서 논문을 쓰게 지도했다고 말한 모양이다. 그런데, 이 발언은 영작실력이 있으면 논문 제1저자, 특혜 아닌가?로 와전되어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

  영어로 논문을 쓰려면 영어를 잘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역은 진실이 아닐 때가 많다!

  우리 논리 수업에서 늘 배우지 않는가? 어떤 참인 명제의 역은 항상 참은 아니라고!

  즉 영어를 잘한다고 누구나 논문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 이게 진실이면 세상에서 논문을 가장 많이 쓴 사람은 동시통역사들이 아닐까? 이들이 얼마나 언어능력이 뛰어나겠는가? 최소한 두개 이상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좀 더 잘난 사람들은 열개 이상의 언어도 구사할텐데...

  그러나 어떤 분야의 학술대회를 열 때, 그리고 그 대회에 외국의 전문가를 초청해서 통역이 필요할 때, 대부분의 학술대회 준비위원회는 동시통역사를 고용하지 않는다. 왜? 동시통역사들이 아무리 해당 외국어를 잘 해도 특정 연구분야의 전문용어의 뜻을 정확히 알고 통역해 줄 것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이 부분은 모국어를 사용할 때도 적용된다. 필자는 왠만한 글은 다 이해한다고 자부하지만 유독 경제전문 잡지를 발견하면 일단 피하고 본다. 그 잡지가 한글로 쓰여져 있건 영어로 쓰여져 있건 상관이 없다. 당췌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독자들도 아시다시피 필자의 국어실력이나 영어 실력이 그렇게 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언어실력이 나쁘지 않아도 특정분야에 대해서는 문맹인 경우가 허다하다. 어떤 사람들은 수포자들이고 또 다른 사람들은 컴맹이다. 그들에게 아무리 한글로 쓰여진 쉬운 책을 가져다 주어도 해당 분야에 대해서는 읽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작실력이 좋아서 논문을 영어로 쓰도록 지도했다는 말은 무슨 말인가? 해당 학생이 해당 분야에 대해서 이미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언어였는데, 마침 영어 실력도 뛰어나서 영어로 논문을 쓰게 했다는 소리라고 해석된다.

이 말은 해당 학생이 해당 논문의 초고를 자신이 직접 썼고, 그 논문이 학생 수준의 에세이였든 수준 높은 연구논문이었든 그 논문의 제1저자는 초고를 쓴 학생에게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자꾸 고등학생이었네, 연수기간이 2주였네 하는 소리가 나오는데... 논문저자가 고등학생이 아니면 안된다는 그런 조항은 어느 학술논문 편집기준에도 없는 것이다. 또한 연수기간이 짧았다 하더라도 논문에 대한 기여정도가 확실하면 어떻게 제1저자를 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필자가 보기에 연수기간은 짧았어도 해당 연구논문을 작성하는데 더 긴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고 본다. 즉 연수가 끝난 이후에도 논문작성은 계속 되지 않았을까?)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잘한다는 소리를 영어에 대해 전지전능하다는 소리로 착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밝혀두고 싶다. 그것은 우리가 한국어와 관련한 태도를 볼 때 조금 더 분명해 진다.

우리는 절대 저 사람 한국어 잘한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 물론 외국인에 대해서는 예외. 그러나 이 경우 그 외국인이 한국어에 대해 전지전능하다는 뜻이 아니라 말을 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정도로 쓰고 있는 정도이다.

우리가 한국인들 중에서 누가 한국어에 뛰어나면 이렇게 이야기한다. 저 사람 말을 잘 하네... 저 사람 글을 잘 쓰네... 이렇게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에도 전자의 경우 농담을 잘 한다는 뜻이거나 연설을 잘 한다는 뜻이거나 이렇게 한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후자의 경우에도 소설을 쓸 때 표현이 유려하다거나 설명문(교양서)을 쓸 때 이해하기가 쉽다거나 이런 식으로 뜻이 한정적인 경우가 많다.

아무도 우리가 누군가가 '글을 잘 쓴다'고 해서 그 친구가 바로 '의학논문'을 쓸거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의학논문은 의학에 대한 지식, 이해가 전제되어야 하고 해당 학생이 그렇게 논문을 썼다면 그것은 인정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2019년 8월 19일 월요일

언어습관에도 식민잔재가 남아 있다.

  이왕 우리말에 영어든 한자어든 어떤 식으로든 일본어의 침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니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보고 싶다.

  필자는 대표적 일본어투로 떠올리는 소설 제목이 하나 있다.

  혈의 누.

  이 소설은 우리나라 사람이면 직접 읽어보진 않았다 하더라도 제목 정도는 누구나 알 것 같다. 물론 이 소설이 일제시대에 쓰여진 것이었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가 영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처럼 당시 소설 제목에 일본어 영향이 좀 있었던 것 가지고 이 소설의 원작자를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다. 게다가 소설의 제목이나 시에 쓰이는 언어는 우리말 어법을 조금 어긋나더라도 이를 허용해주는 '시적 허용' 범위에 들어간다고 보기 때문에 더더군다나 내가 이를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불필요한 소유격 조사 '의'를 붙이는 언어 습관이 이 시적 허용 범위를 넘어서 우리 일상 언어 생활이나 심지어 관공서 글에서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넘어 갈 수 없는 것이다.

  역시나 시적 허용 범위에 들어가지만 벌써 십년도 더 전에 동일제목으로 영화가 만들어 진 적이 있었다. 영화 '혈의 누'! 필자가 좋아하는 차승원 주연!! 물론 소설과 영화의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즉 한 번 만들어져서 유명세를 탄 제목은 이렇게 다른 형식으로도 복제됨으로써 그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왜 영화제목만이라도 좀 더 우리 말에 가깝게 바꾸지 않았을까? 내가 볼 때 영화 관계자들이 일본어의 영향이라는 문제를 의식하지 못했다고 본다.

  말이 나온 김에 언급하고 넘어가자면 이 소설의 제목을 좀 더 우리말에 가깝게 바꾼다면?

  혈누!

  얼마나 간단한가!!

  그렇다면 시적허용을 벗어나 우리말에 공해가 되고 있는 일본식 소유격 조사의 예를 들어 보자면...

  압제로부터의 해방을 위해,  서로의 안부를 묻고 난 후, 조선시대로의 여행, IT 분야로의 진출을 원한다....

  어떠한가? 불편한가??

  위 표현들이 불편하지 않다면 당신은 이미 일본식 표현에 아무 의식 없이 빠져 있는 상태라는 진단을 알려드립니다...

  그렇다면 위 표현을 우리 어법에 맞게 바꾸어 보자.

  압제에서 해방되기 위해,  서로 안부를 묻고 난 후,  조선시대로 떠나는 여행, IT 분야로 진출하기를 원하다

  다시 묻는다. 어떠한가? 더 편하지 아니한가??

  필자는 절대 '의'라는 소유격 조사를 사용하기만 하면 무조건 일본어 어투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의'라는 조사는 우리말에도 자연스럽고 나름 기능을 가진 문장 성분이라는 점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위에서 열거한 예처럼 쓰지 않아도 되는 곳에 굳이 '의'를 덧붙인다던가 부자연스럽게 반복한다던가 하는 식의 잘못된 사용이 바로 일본어 습과에서 온 식민잔재임을 알리고자 할 뿐이다.

  예문 하나만 더 짚고 넘어가자.
  those difficult procedures of the military system of the united states

  독자라면 어떻게 번역하시겠는가?

  1. 그러한 미국 군사체계의 어려운 절차

  어떠한가?

  그렇다면 다음 번역은 어떻게 평가하시겠는가?
  2. 그러한 미국의 군사체계의 어려운 절차

  많은 독자들이 이미 깨달았겠지만, 2번 번역은 일본어, 영어의 번역체이다.

  다시 말하지만 필자의 주장은 '의'를 쓰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불필요한 '의'를 반복사용하는 것이 우리말 어법에 맞지 않다는 것이고 우리 말은 우리 어법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더 좋지 아니 하겠는가!!!하는 제안이다.

2019년 8월 17일 토요일

일본식 한자어의 문제도 심각하다.

  반아베 운동에 맞게 이전 글에서 일본식 영어표기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이번글에선 일본식 한자어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사실 우리가 일본식 한자어를 많이 쓰고 있다는 사실은 요새 많이 알려지기 시작한 듯 하다. 일본 법전을 배낀 우리나라 법전은 말할 것도 없고... 교육계에서 쓰는 용어도 심각하다.

  담임, 선생, 후배, 선배, 교수 등등의 말들이 모두 일본에서 쓰는 한자어를 그대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국민학교, 주임' 등과 같은 말들은 현재 '초등학교, 부장' 등으로 바뀌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한자어에는 영어나 외래 단어를 일본이 번역하면서 우리는 물론 중국까지도 해당 단어들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것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도서관Library, 민족주의Nationalism와 같은 단어들이다.

  그래서 한중일 세 나라 사람들이 모여서 해당단어를 자기 나라 말로 이야기해 보라고 하면 세 나라의 발음까지 비슷해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의 중국인 친구 혹은일본인 친구에게 '도서관'을 말해보라고 요청해 보라.

  문제는 이 단어들이 잘 번역되어 있는가? 혹은 우리에게도 직관적으로 이해될 만큼 좋은 번역어인가를 따져보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한 예로 Nation이라는 단어는 영어의 역사에서도 수없이 뜻이 변화되어 온 매우 복잡한 단어이다. 마치 우리나라 말의 '어여쁘다'가 과거 조선시대에서는 불쌍하다는 뜻으로 사용되었지만 현대에서는 아름답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Nation은 과거에는 민족, 인종으로 쓰였지만 현재에는 국민, 나라로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Nation을 민족이라고 한정하여 번역하면 많은 개념상의 오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얼마전 문프가 '적반하장'이라는 사자성어를 사용하였는데, 이를 해석할 일본어 표현이 없어서 일본정부가 오해를 하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을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일본이 사용하는 한자어나 그들이 외국어를 번역한 한자어를 우리가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더 좋은 표현을 가지고 있는지 고민해서 선택해야지, 지금처럼 무작정 말도 안되는 번역어까지 따라 쓰느라 우리가 고생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몇까지 대안을 살표 보자면....

  '입장'은 처지, '할증료와 같은 일본식 한자어는 웃돈, 추가금 등으로 바꿔쓸 수 있다.

  이런 일본식 한자어의 고문은 수학, 심리학 등 전문영역으로 가면 마치 우리 법전이나 사전처럼 더 심각하다. 필자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본다.

2019년 8월 12일 월요일

영어 한국어로 옮기기 2: 이제 일본식 표현은 그만하자!

  반아베 운동에 맞게 일본식 영어표기, 일본식 영어표기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여기서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 보자면, '코스프레'를 들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나 만화의 캐릭터처럼 차려입는 것을 흔히 '코스프레'라고 하는데, 이는 Costume Play를 일본식 영어발음으로 축약표기한 것이다. 아마 전체로 표기하면 '코스튜므 프레이' 정도 되지 않을까? 일본어로 맥도날드가 '매그도르나르드'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말로 표기하면 당연히 '코스튬 플레이'가 된다. 이를 줄이면 '코스플레!' 하지만 너무 길다. 우리가 디지털 캠코더를 '디캠'이라 불렀듯이 코스튬 플레이는 '코플' 정도면 적당하지 않을까? 비교해 보라. 코스프레보다 코플이 단어음절 측면에서도 짧아 경제적이고 원어의 소리를 더 잘 반영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무슨 홍길동인가 말이다! L을 쌍ㄹ로 표시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고 R과 헷갈리게 쓰고 있다니!! 다시 말하지만 한국어에서는 많은 경우에 R 소리와 L 소리를 구분할 수 있고, 받침으로 음절 수를 영어의 음절 수와 동일하게 맞출 수가 있는 데, 왜 일본식으로 R과 L을 구분하지 않고 섞는 것도 모자라 음절을 늘여서 불편하게 사용하는가?

  그래도 요즘은 브라우스라고 하는 사람들 별로 없어서 다행이다. 블라우스! 그리고 도란스라고 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 듯 하다. 요새는 트랜스나 변압기라고 주로 부르는 듯 하다. 도란스는 전압을 변화시키는 Transformer의 일본식 축약 발음이다. 잘못했다가는 영화 트랜스포머가 우리나라에서 도란스로 개봉할 뻔하지 않았던가?!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이런 필자의 의견에 대해서 어떤 지인이 이런 문제제기를 한 적이 있었다. 아니 쉐볼레를 쉐보레라고 하는 것은 발음하기 더 편해서가 아닌가?하고...

  글쎄...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 멜론 보다 메론이 발음하기 더 편하신가?

  그렇다면 필자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아니 그러면 왜 제주도 올레길이라고 하시나? 오레길이라고 하시지???

  R과 L 소리 이외에도 사실 일본식 영어표기가 우리말에 심각할 정도로 많이 남아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면 어떤 물건의 12개들이 묶음을 말하는 Dozen의 일본식 발음이 바로 다스. 이제 연필 한 다스라고 하지 말고 한 '더즌'이라고 하든지 아니면 "우리 생활 속 일본말 잔재"라는 정도의 제목으로 웹사이트에 수 없이 복제되어 있는 글에서 제안하는 대로  '연필 한 묶음' '연필 한 단' 등으로 바꿔쓰는 것도 좋은 생각인 듯 싶다. (우리 생활 속 일본말 잔재와 비슷한 제목으로 묶음, 단이라는 대안을 제안해 준 글의 원저자가 누구인지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지만 묶음이나 단은 딱 12개라는 의미는 가지고 있지 않으니(물론 굴비 한 손은 20마리이고 나물 한 손은 10묶음이듯이 연필에 해당하는 묶음이나 단은 12개라고 약속하면 이 문제를 풀 수 있긴 하다...) 이에 해당하는 우리말을 찾아내던가(아시는 분?) 아니면 '더즌'이라고 그대로 써도 무방하다고 본다. 다만 제발 다스는 쓰지 말자!

  수도 없이 많지만 잘 알려진 것으로 몇 개 예를 더 들자면, 빵꾸는 영어 Puncture, 쓰레빠는 Slipper, 마후라는 Muffler의 일본식 발음이다. 각각 펑쳐, 슬리퍼, 목도리라고 하면 얼마나 더 좋겠는가? (펑쳐와 슬리퍼에 해당하는 우리말을 제안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사실 영어 표기 뿐 아니라 일본식 한자어나 순수한 일본말 등이 우리말을 잠식하고 있는 정도도 심각하다. 이왕 시작한 탈일본 운동에서 필자가 지적하고 있는 언어적 측면 뿐 아니라 문화적 측면에서도 탈일본 움직임을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필자의 작은 소망이다.

  우리말에 섞여 있는 일본말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은 다음 글을 참조하시길..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020548




2019년 8월 10일 토요일

노 아베, 노 식민잔재: 과일이름 아오리

  노 아베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우리문화에 아직도 남아있는 일식민잔재들이 얼마나 있는지 관심이 뜨겁다. 사실 너무 많아서 모두 열거하기는 어렵지만 오늘은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고 우리가 좋아하는 과일 이름을 들어 이야기해보겠다.

  우리가 사용하는 과일 종자들도 일본에서 많이 수입해 오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부분은 농업담당 분야에서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듯 하고.... 어쩌면 우리도 농산물의 종자를 물어보고 종자별로 구입해서 농업분야에 압력을 가할 수도 있을 듯 하다.

  그런데, 그만큼 우려스러운 부분은 바로 농산물의 이름도 다수가 일본식 이름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맛있는 사과, 아오리! 아오리가 어느 나라 말인가? 일본말이다. 무슨 뜻인가? '푸른색'이라는 뜻이다.

  아니 왜 '파랑사과' 혹은 '청사과'라고 이름을 바꾸지 않는 것인가?

  사실 우리나라에 '청매실'이라는 과실 종류는 없는데(외국에는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아직 익지 않은 '풋매실'이 유통하기 편하다고 청매실이라고 이름지어서 독성이 있는 그대로 팔고 있는 현실도 기가 막히지만, 실제로 '청사과'라 부를 수 있는 품종이 있고 우리가 즐겨 재배하고 먹으면서도 청사과나 더 바람직하게는 파랑사과라 하지 못하고 아오리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필자가 농업이나 과수원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이 분야에 사용되는 전문용어를 잘 몰라서 여러 개를 들지는 못하지만 너무나 많은 용어들이 여전히 아오리 같은 일본어이거나 부사(역시 사과의 한 종류) 같은 일본식 한자어이다.

  이제 우리가 노 아베를 외쳤으니 이제 그만 노 식민잔재! 일본어, 일본식 한자어는 생활에서 없앴으면 좋겠다.

  필자가 농업에 전문성이 없으므로 다른 쪽에서 예를 하나 더 들자면 '괄호'를 들 수 있겠다. 어렵다... 괄호가 무엇인가? 바로 ( ) 이 표기를 말하는 것이다. 괄호라는 이 단어가 어려운 한자어인데 그 표상은 너무나 단순해서 허탈하지 않은가? 나는 이 단어의 어원은 잘 모르지만 일본식 한자어라는 데 500원 걸겠다. 사전을 찾아보면 괄호의 뜻은 '묶음표!' 우와 이해하기도 쉽고 너무 좋다. 아니... 왜??? 그냥 처음부터 묶음표라고 부르면 안되나?! 이제부터 묶음표라고 부르자.

  마지막으로 일본식 영어 표기 상표 하나 더! 메로나!! Melona가 상표 이름인데, 왜 우리말로 '멜로나'라고 더 정확히 표기할 수 있는 데 일본식으로 영어를 표기했을까?

  이 제품은 해외에서 고급 아이스크림으로 더 인기가 많다고 한다. 그러니 이제라도 표기를 바꾸면 안되나??

2019년 8월 9일 금요일

No Abe & No Remanent Japanese Illegal Occupation in Korea: 멜론


  누누히 지적해 왔듯이 우리말에서 영어 번역어라던가 영어 표현에 일본의 잔재가 너무나 많다. 번역 부분에서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 정도가 아니라 그냥 일제시대 당시 번역한 일본식한자어가 대부분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많다.

  대표적 예로 extrapolate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 말은 '외삽하다'로 번역한다. '외삽'이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 아마 수학을 잘 하는 사람은 알긴 알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수학뿐 아니라 일상생활 혹은 연구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말이다. 이 말을 '외삽하다'로 번역하니 아무도 그 뜻을 알아들을 수가 없는 것이다. 수학에서 쓰이는 용어도 대부분 일본이 번역한 한자어를 그대로 들여 온 것으로 문제가 많지만 그 문제 많은 용어를 일상생활에서도 써야 겠는가? 게다가 왜 영어를 무조건 한자어로만 번역하는지, 필자는 이 부분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너무 심각해서 다른 기회에 다시 한번 다룰 예정이다.

  오늘은 상대적으로는 많이 개선된, 하지면 여전히 심하고 그만큼 일반 대중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 영어 표현 일본식 따라하기에 대해서 언급해 보고자 한다.

  쉐보레, 크리넥스...
  
  이 단어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 그럼 생각해 보자.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유명한 상표명! 맞다!! 그리고 또 한가지!!!

  우리말로 충분히 더 잘표현할 수 있는 영어 단어를 일본식으로 표기한 것들이다. 이들 단어에서 문제가 되는 발음은 영어의 'L'에 해당하는 우리 말로 '쌍리을'이라고 할 수 있고 일본어에는 없는 소리이다.

  그래서 일본사람들은 L을 발음할 때 '에르'라고 한다. 우리말에서는 당연히 '엘'이라고 명확히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우리말의 '엘'이 얼마나 영어의 L sound와 비슷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우리말에서는 가장 근사치에 해당하는 소리라는 점과 이 소리가 일본어 소리보다 훨씬 영어의 원소리에 더 가깝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소리 언어를 가지고 있으면서 왜 보다 못한 일본어 소리를 따라서 영어를 표기하는가?

  모두 알다시피 쉐보레는 Chevrolet를, 크리넥스는 Kleenex를 우리말로 소리나는 대로? 옮긴 것이다. 하지만 우린 이보다 더 잘 옮길 수 있다. 쉐보레는 쉐볼레로 크리넥스는 클리넥스로! 

  필자는 사실 의심한다. 쉐볼레를 쉐보레로 옮기는 것은 일본이 쉐볼레 상표를 읽는 것을 그대로 들여온 것이 아닌가...하고! 그렇지 않고서는 왜 이런 식으로 영어를 한국어로 옮기는지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예로 든 것이 상표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고유성을 인정해야 하고 회사들 간 이익 및 협의도 거쳤을 것이기 때문에 진짜로 문제를 삼아 바꾸게 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쉐보레, 크리넥스'라는 단어만 보면 일제잔재의 향수가 떠오르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더 재미있는 것은 클리넥스의 본사 Kimberly-Clark Corporation는 현재 킴벌리-클라크 회사로 옮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클리넥스만 여전히 크리넥스로 사용하고 있는지 참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상표가 아니라서 쉽게 바꿀 수 있지만 아무 생각하고 있지 않은 단어들도 많다.

  대표적 예로' 메론'이라는 과일 이름, 시장에서 여전히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단어는 Melon을 우리말로 옮긴 것! 따라서 '멜론'이 더 정확한 옮김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점에서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된 것이 사실이다. 검색을 해 보면 현재 공식상표 '크리넥스'도 클리넥스로 검색되기도 하고 사전에 클리넥스로 소개하는 곳도 생기기 시작했다.

  국어연구원은 모쪼록 이런 R과 L을 구분할 수 있는 우리말의 장점을 살려 외국어를 표기하는 표준을 잘 수립하고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일본어 표기 잔재를 없애는 데 신경쓰면 좋겠다고 필자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