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누히 지적해 왔듯이 우리말에서 영어 번역어라던가 영어 표현에 일본의 잔재가 너무나 많다. 번역 부분에서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 정도가 아니라 그냥 일제시대 당시 번역한 일본식한자어가 대부분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많다.
대표적 예로 extrapolate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 말은 '외삽하다'로 번역한다. '외삽'이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 아마 수학을 잘 하는 사람은 알긴 알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수학뿐 아니라 일상생활 혹은 연구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말이다. 이 말을 '외삽하다'로 번역하니 아무도 그 뜻을 알아들을 수가 없는 것이다. 수학에서 쓰이는 용어도 대부분 일본이 번역한 한자어를 그대로 들여 온 것으로 문제가 많지만 그 문제 많은 용어를 일상생활에서도 써야 겠는가? 게다가 왜 영어를 무조건 한자어로만 번역하는지, 필자는 이 부분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너무 심각해서 다른 기회에 다시 한번 다룰 예정이다.
오늘은 상대적으로는 많이 개선된, 하지면 여전히 심하고 그만큼 일반 대중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 영어 표현 일본식 따라하기에 대해서 언급해 보고자 한다.
쉐보레, 크리넥스...
이 단어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 그럼 생각해 보자.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유명한 상표명! 맞다!! 그리고 또 한가지!!!
우리말로 충분히 더 잘표현할 수 있는 영어 단어를 일본식으로 표기한 것들이다. 이들 단어에서 문제가 되는 발음은 영어의 'L'에 해당하는 우리 말로 '쌍리을'이라고 할 수 있고 일본어에는 없는 소리이다.
그래서 일본사람들은 L을 발음할 때 '에르'라고 한다. 우리말에서는 당연히 '엘'이라고 명확히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우리말의 '엘'이 얼마나 영어의 L sound와 비슷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우리말에서는 가장 근사치에 해당하는 소리라는 점과 이 소리가 일본어 소리보다 훨씬 영어의 원소리에 더 가깝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소리 언어를 가지고 있으면서 왜 보다 못한 일본어 소리를 따라서 영어를 표기하는가?
모두 알다시피 쉐보레는 Chevrolet를, 크리넥스는 Kleenex를 우리말로 소리나는 대로? 옮긴 것이다. 하지만 우린 이보다 더 잘 옮길 수 있다. 쉐보레는 쉐볼레로 크리넥스는 클리넥스로!
필자는 사실 의심한다. 쉐볼레를 쉐보레로 옮기는 것은 일본이 쉐볼레 상표를 읽는 것을 그대로 들여온 것이 아닌가...하고! 그렇지 않고서는 왜 이런 식으로 영어를 한국어로 옮기는지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예로 든 것이 상표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고유성을 인정해야 하고 회사들 간 이익 및 협의도 거쳤을 것이기 때문에 진짜로 문제를 삼아 바꾸게 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쉐보레, 크리넥스'라는 단어만 보면 일제잔재의 향수가 떠오르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더 재미있는 것은 클리넥스의 본사 Kimberly-Clark Corporation는 현재 킴벌리-클라크 회사로 옮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클리넥스만 여전히 크리넥스로 사용하고 있는지 참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상표가 아니라서 쉽게 바꿀 수 있지만 아무 생각하고 있지 않은 단어들도 많다.
대표적 예로' 메론'이라는 과일 이름, 시장에서 여전히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단어는 Melon을 우리말로 옮긴 것! 따라서 '멜론'이 더 정확한 옮김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점에서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된 것이 사실이다. 검색을 해 보면 현재 공식상표 '크리넥스'도 클리넥스로 검색되기도 하고 사전에 클리넥스로 소개하는 곳도 생기기 시작했다.
국어연구원은 모쪼록 이런 R과 L을 구분할 수 있는 우리말의 장점을 살려 외국어를 표기하는 표준을 잘 수립하고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일본어 표기 잔재를 없애는 데 신경쓰면 좋겠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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