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2일 토요일

외모에 대한 문화 차이 1: 서양인 친구가 있다면 절대로 '머리 작다'고 웃으며 칭찬하지 말라!

  우리에게는 얼굴이 작고 피부가 하얗고 키가 크고 빼빼 마르고 다리가 길면 대충 미인이고 멋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 것일까? 분명 일제시대 부터는 아니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미군정 시절부터??

  조선 시대에 태어났다면 미인이라는 소리 들을 많은 남녀에게는 미안하지만 아무튼 현재 우리나라 미의 기준은 위와 같다. 우리나라 화장품이 다른 아시아 나라에서도 유행이고 마찬가지로 연예인들도 인기라는 것을 보면 다른 나라에서도 미의 기준은 점점 획일적으로 서구 기준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한 예로 우리 나라 사람들이 '머리가 작다'는 말을 칭찬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말은 사실 당신의 체형이 서양사람과 비슷합니다...라는 뜻 아닌가?

  하지만 주의하라!

  이른바 서구 사람들에게 함부로 칭찬이랍시고 '너 머리가 참 작네, 하하하' 했다가는 주먹이 날라 올지 모른다. 이 말은 '너 참 멍청하게 보인다'라는 말로 오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옛날 근대 초기에 서구사회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더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그 근거로 여자의 머리 크기가 남자보다 작다는 것이었다는... 마찬가지로 흑인들의 머리 크기도 백인 남성의 머리 크기보다 작다는 이유로 지능이 떨어진다며 인종차별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했기도 했던 서구 문화가 존재한다.

  따라서 본인은 칭찬이라고 서양인 친구에게 웃으면서 머리 작다고 하면 그 서양인 친구는 당신이 자기를 멍청하다고 놀리는 것이라 오해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조언한다. 함부로 서양인에게 머리 작다고 칭찬하지 말 것!

  이 대목에 이르니 어쩌다 머리가 작다는 것이 우리 나라에서 칭찬이 되었는지 다시 한 번 한숨이 나옴을 막을 수가 없다.

  진정 어쩌다 우리는 서구의 습관은 모두 무언가 멋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이는 한 나라에서 문화적 풍송이 부자에게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흐르듯이... 그러니까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이 하는 행동을 따라 하다 보니 그렇게 문화가 흐르게 되는 것인데...

  그처럼 우리는 서구 사회가 경제적으로 우리보다 낫다고 생각하니 그들의 문화도 더 뛰어나다고 무의식 중에 따라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이상한 생각을 근거로 남녀를 차별하고 흔히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모든 실수를 그들도 저지르고 있는데, 여전히 우리는 그들의 나라를 이른바 '선진국'이라 부르며 열심히 따라하고 있다.

  이전 글에서 대화하며 오래 밥을 먹는 서구 문화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 지적했었다.

  마찬가지로 서구인의 조각 같은 얼굴 형상도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조각같은'이라는 수식어가 그리스 조각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뜻은 코가 오똑하고 얼굴에 각이 져서 마치 새나 사슴처럼 눈이 정면에 위치하는 것이 아니라 살짝 옆면에 걸쳐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동양인의 얼굴은 평편해서 두 눈 모두 정면에 위치하는데, 우리는 이런 형태의 얼굴이 호떡 같다는 둥 자기비하하며 웃는다. 그러면서 서양인들이 '원숭이'라고 한마디 할라치면 인종차별이라고 입에 개거품을 문다.

  그러나! 역시!! 얼굴이 평편하고 각이 졌다는 말이 서구사회에서 반드시 나쁜 의미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왜 그럴까? 바로 얼굴이 평편하여 두 눈이 모두 정면에 위치하고 있을 때 사물을 보는 초점에 각이 살아서 더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초식동물을 보면 눈이 얼굴 양 옆에 위치한다. 이들은 이런 눈의 형태로 거의 자신의 뒤까지 살피며 포식동물이 주위에 나타나면 빨리 도망갈 준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호랑이, 사자를 생각해 보라. 그들의 눈은 정면에 위치해서 자신의 뒤는 볼 수 없지만 자신의 눈 앞의 먹이의 위치를 특정해서 잡아 채는 데 특화되어 있다.

  따라서 서구 사람들에게 얼굴이 평편하다는 소리는 '너 못생겼다'는 의미가 아니라 '넌 사냥꾼의 얼굴을 가졌구나'로 해석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같은 소리가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문화, 혹은 문화적 자긍심이나 문화적 열등감 속에서 우리는 상대의 행동에 대해서 크게 오해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가 서구인에게 하는 머리가 작다는 칭찬은 그들에게 비하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서구인들이 동양인 흉내를 내면서 하는 행동 중 하나인 눈을 찢는 퍼포먼스, 과연 동양인 비하일까?...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우리는 서구인을 '코쟁이'라고 부르면서 이 말이 서구인 비하라고 생각하는지 우선 묻고 싶다. 이것이 서구인 비하가 아니라면 왜 동양인의 눈을 찢어서 흉내내는 행동은 비하일까? 단지 각자의 얼굴 형태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을 부각하여 의사소통하는 형태로 보는 것은 무리일까?

  물론 이 부분 좀 더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많은 동양사람들이 화를 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생각한다. 이쯤 되었으면 우리도 서구의 문화가 좋다고 무작정 따라하기로 일관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문화의 실상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아 장단점을 파악하고 우리에게 맞는 것을 찾아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화의 장단점도 파악해서 개선할 것은 개선하고 유지 발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젠 정말 우리 자신의 머리로 생각을 좀 하면서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중고등학생들이 학교에 갈 때 잠옷을 입고 등교하는 것은 왜 우리가 아직 따라하지 않는지... 참 아쉬운 노릇이다. 언제 이런 진정한 자유스러움을 따라하게 될까? 사실 필자는 이런 것은 좀 따라했으면 싶다.

  매번 브랜드나 옷 가격 때문에 스트레스 받기 때문에 오히려 교복을 입히는 것이 더 낫다는 우리 교육계의 현실적 평가에 좌절하게 되는데... 언젠가 우리 청소년들이 옷이나 겉모습에 신경쓰지 않고 자기 개성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면!!! 좀 부럽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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