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7일 금요일

우리말에 우리말 이름이 없다는 현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글은 훈민정음이나 한글이라는 이름이 있다. 그러나 우리말에는 이름이 없다 한자든 우리말이든. 우리글에라도 우리말 뿐만 아니라 한자로도 이름이 있다는 사실에 기뻐해야 하는 것인지... 이런 생각을 할 때면 필자는 씁쓸하다.

  우리말과 우리글을 합친 경우에는 우리말로는 이름이 없으나 한자로는 이름이 있다. 한국어!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의 이름도 우리말로는 없고 한자로만 존재한다. 대한민국, 한국.
우리꽃도 무궁화
우리깃발도 태극기.
우리나라 도시의 이름도 서울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자이다.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 이름도 한자이다.

  우리말의 80%가 한자어. 그 한자어의 80%정도 가량이 아마 일본식 한자어일 것이다. 사극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현재 우리가 쓰는 한자어와 조선시대에 사용하던 한자어가 매우 다름을 알 수 있지 않나! (물론 필자가 언어학자가 아니라서 티비 드라마나 역사 영화에서 사용하는 한자어가 얼마나 조선시대 상용어를 잘 고증한 것인지까지는 알지 못한다. 혹 언어 전문가로서 의견이 있다면 기탄없이 개진해 주기 바란다.)

  물론 일본식 한자어의 영향을 받는 것은 비단 지배를 받았던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서구의 자본주의가 팽창주의를 추구할 때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먼저 해당 문물을 받아들인 나라 중 하나가 일본이었기 때문에

  그러면서 영어를 쓰는 요즘 세태에 대해 손가락질 한다. 마치 이제 한복은 아무도 입지 않고 모두 양복을 입으면서... 언어는 한자만 쓰고 영어는 쓰면 안된다는 주장은 무엇인가? 이는 마치 양복은 입지 말고 중국식 복장만 입으라는 식의 발상이 아닌가??

  우리말을 지켜야 한다는 그 사람들의 대부분이 모르긴 몰라도 현재 우리가 쓰는 한자어에 얼마나 많은 일본식 한자어가 섞여 있는지... 혹은 애초에 왜 우리 조상은 우리말에 이렇게 많은 한자어를 섞어 놓은 전통이란 것을 만들었는지 한번도 의심조차 해보지 않은 사람들 일 것이다.

  물론 그들 중 일부는 자신들의 입장을 이렇게 논리적으로 전개한다.
한자어는 뜻글자... 그래서 좋다!?
한자어는 뜻글자라서 우리말에는 부족한 뜻 위주의 작명을 할 수 있다...뭐 이런 뜻인 것 같다. 하지만 그에 따른 막강한 단점도 있다. 성조가 빠진 한자어를 한글로 표현할 때 동음이의어가 너무 많아 의미가 정확히 전달된다는 뜻글자의 효력이 무색해진다는 것이다. 이 경우 영어가 더 명확한 뜻을 전달해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이 경우, 영어를 쓰자고 하기 보다 한자어를 한자로 쓰자, 즉 한자를 한글로 쓰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필자 입장에서 이런 주장은 조선시대로 돌아가자는 주장처럼 들린다. 혹은 자신들은 한자는 잘 알지만 영어는 잘 모르니 자신들에게 맞추어라라고 하는 기득권지키기.

  필자도 우리말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우리말에 한자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조상이 우리말에 한자를 80% 섞어 놓았으면 그중 40%는 우리 세대가 영어를 섞어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서 후대에 물려주어도 무슨 낯부끄럼이 있겠는가?

  만일 이것이 싫다면 현재 우리가 쓰는 한자어도 모두 우리말로 바꾸어 쓰자!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국수주의적 주장으로 생각한다. 세계화 시대에 우리말만 쓰자니. 하지만 필자가 이런 주장을 할 때 한자와 영어를 모두 배우지 말자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이 두 언어를 필수적으로 배워야 하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자를 잘 알면 중국과 교류 뿐 아니라 우리나라 고문서도 읽고 이해할 수 있으며 이를 우리말로 잘 번역하고 설명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의 지식을 향상시켜주면 좋겠다. 이런 방면으로 흥미가 있다면 한자를 열심히 배워야 한다. 또한 외국과 교류하거나 외국 문물을 우리나라에 소개시키기 위해서 영어 필수적이다. 이런 방면으로 뜻이 있다면 영어를 열심히 배워야 한다.

  그러나 중국에 갈 일도 없고, 한국학이 전공도 아니고, 외국에 가고 싶지도 않아서 평생 한자, 영어 쓰고 살 일 없는 사람들이 무조건 한자와 영어 시험 성적을 잘 받아야만 취직도 하고 먹고 살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게다가 이러한 시험성적은 실제 언어 실려과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과거에는 영어 시험이 해당 응시자의 성실함을 대표하는 지표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현재에도 영어 시험은 워낙 경쟁이 치열한 대기업 회사에서 객관적 기준이 필요하니까 보는 것이라는 입장이 대세적이다. 한자, 영어 실력과 무관한 시험성적만 추구하는 교육제도, 이것이 낭비가 아니고 무엇인가?

  자, 이제 한자어를 쓰는 것과 영어를 쓰는 것이 모두 문제임이 명확해 졌다. 이제는 시민사회의 결정이 필요하다.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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