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2일 목요일

초급 말하기

  지금까지 듣기와 읽기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읽기에 있어서 중요한 단어를 사전에서 찾는 거야 무방하지만 단어장에는 문장만 써서 외라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한 점이다. 가급적 해당 단어의 뜻은 써놓지 말고 문장만 써서 외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문맥으로 해당 단어 이해하는 게 더 좋기 때문이다. 좋다는 의미는 단어를 문맥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로 직독직해를 가능하게 하고 영어로 생각을 가능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의식하지 않아도 이해가 되고 말이 나오는 것은 뇌가 이런 언어 정보를 자동으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인지심리학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 중 하나가 바로 '자동 처리가 의식처리보다 더 빠르다는 사실이다. 읽거나 쓸 때는 상황만 만들면 시간을 충분히 쓸 수 있지만, 듣거나 말할 때는 의식처리할 시간이 없다.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지만 당신의 대화 상대방도 당신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상대방이 무슨 이야기를 했으면 바로 당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주어야지, 아무 말 없이 시간을 질질 끌다보면  상대방은 당신이 대화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화제로 돌리거나 자리를 떠날 것이다. 남의 속도 모르고... 그동안에도 당신의 머리속에서는 작문하느라 바빠 죽겠는데 말이다.

  이렇듯 단어가 아니라 문장을 중심으로 영어 공부를 하면 회화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문장을 외도 구슬을 꿰어야 보배라고 말은 해야 맛이 아닌가? 따라서 영어로 입을 떼고 싶으면 간접적으로 책 읽고 맘에 드는 문장 외는 것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여기에서는 초급자가 할 수 있는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원어민 친구 사귀기! 우선 당신이 회화 학원을 다닌다면 바로 당신의 강사와 친해져라. 그렇다면 말을 해도 한 번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발음에 대한 도움도 받을 수 있다. 단 발음은 당신이 적극적으로 물어봐야지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일하는 강사들은 한국인들이 잘못 발음하는 경향에 대해 매우 익숙해서 당신의 잘못된 발음도 모두 알아 듣는다. 그렇다고 자신이 잘 발음하는 줄 알다가는 강사가 아닌 외국인을 만났을 때 낭패를 당하기 쉽다.

  하지만 이 정도로 친해지려면 그냥 친한 척 한다고만 되는 것은 아니다. 그 강사 친구의 편의를 봐 주어야 그 강사도 당신의 적극적인 질문 공세에 질리지 않을 것이다. 그 강사가 영어에서는 전문가라지만 아무래도 당신이 바로 한국에 대해서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무엇을 산다고 하면 어디 가서 사라고 하고 어디를 간다고 하면 당신이 가이드 해주겠다고 해서 친절을 마구 마구 베풀어야 한다. 언제나 받기만 바라는 도둑심보는 거절 당하기 마련임을 명심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왜냐? 아직 영어 회화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흔히 외국어는 이성 친구를 사귀면 제일 빨리 는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 반대다. 바로 외국인 이성 친구를 사귀는데 외국어가 제일 큰 걸림돌이다. 물론 미모가 출중한 분들은 예외다. 외모가 보통인 절대 다시 한국인들에게 이런 비 현실적 이야기 말고 좀 더 현실적인 두번째 제안을 해 볼까 한다.

  바로 한국인들끼리 회화 그룹 만들기! 한시간 강의 듣고 강의실 안에서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 강의실 안에서 의욕 넘치는 사람들 몇 명을 모아 강의 후 빈 강의실에서 모이거나 근처 카페에서 모여 영어로 말하기 모임을 한 두 시간 정도 더 갖는 것이 초기에 영어 회화 실력을 늘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바로 그 전 강의에서 배운 것을 서로 연습하면서 대화를 이어가는 것도 좋고 서로 공통 관심사가 있다면 그런 방향으로 새 주제를 잡아 대화를 하는 것도 좋다. 단 아무리 답답해도 한국어 사용하지 않기 규칙이 필요하다. 사용하면 커피값 내기 정도면 꽤 잘 운영될 것이다.

  혹 친구들 중에서 영어 회화에 관심이 있어서 이런 회화 그룹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서로 회화 수준이 달라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한국어 쓰지 않기 규칙이 잘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물론 잘 만 되면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친구들과 만들든 강의 듣는 사람들과 만들든 여기에는 제한이 존재한다. 시간이 많아야 한다는... 어차피 시간 투자를 할 수 없다면 언어 실력을 제대로 키우기에는 한계가 존재함을 인정하고 이런 경우에는 방향을 돌리자. 바로 여러분의 목적대로 보고서를 쓰고 싶어서 영어를 배우려면 읽기와 쓰기에만 투자하고 시험 성적 올리려면 시험 공부를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다음에는 이렇게 회화실력을 키워서 최소 일상적 대화가 되면 그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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