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31일 목요일

Me, Too! 나도 그랬어! or 나도 (그래)! VS. 나도 당했다?

  평등문화 정착을 위한 미투운동이 한창인데, 언론을 비롯한 일각에서 me too를 '나도 당했다'로 번역해서 필자의 심기가 아주 불편하다.

  사실 이 번역이 초기 미국에서 벌어진 미투운동을 국내에 소개하면서 제안된 것인데, 당시에도 이렇게 번역하면 피해자의 무기력함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어색한 번역이라 부적당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 운동이 정작 한국 사회에서 활성화되자 아무도 문제제기하지 않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걱정이다.

  왜 미투가 '나도 당했다'가 아님을 이해하려면 미투운동의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여기서 필자가 말하는 정의는 물론 필자가 정의한 것은 아니고 위키피디아 등에서 검색하면 알 수 있는 대중적 의미를 말한다.

  각자 찾아보면, 미투운동은 자신의 피해사실을 고발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떤 면에서는 화제가 되었고 다른 측면에서는 논란이 되었듯이 몇 십년 전의 피해까지 나오는데... 필자 개인적으로 좀 보태자면 가해자가 누구인지 몰라서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미투 운동의 의미는 퇴색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미투운동은 자신이 성적 피해를 받았는데, 지금까지 신고도 못하고 말조차 하지 못했던 그 심정을 이야기하는 데 방점이 찍힌다고 본다. 내가 피해자인데 왜 내가 두려움에 떨며 사회적 시선에 움츠려 들었는가... 그래서 이제 용기내서 이야기를 한다! 결과적으로 성적 폭력이 얼마나 사회적으로 만연한지가 알려지는 것이고 또 특정 가해자가 지목되어 처벌 받을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당했다'라는 번역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당한 측면이 있지만 당한 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제안한다. '미투'는 '나도 그랬어!'로 번역하자고.

  나도 그런일을 당했지만 무서워서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았어. 나도 그런 적 있었어. 이런 뉘앙스를 모두 담아보면 '나도 그랬어!'라는 말이 딱 적당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혹 '나도 그랬어'는 화자가 무언가를 한 것 같은 느낌이 강해서 주저스럽다면, '나도 그래!'도 좋겠다. 지금도 무섭지만 이렇게 말하는 거야...라는 느낌까지 넣는 다면 말이 된다.

  그것도 아님 다 줄이고 '미투'의 진정한 직역 '나도!'로 가든가...

  그 무엇도 마음에 들지 않고 못마땅하다면, 아예 번역을 하지 말든가!! '나도 당했다'는 정말 아니다!!! 지금처럼 번역하려면 그냥 원어를 쓰는 것이 낫다고 본다. 미투!!!

  그래도 영어 쓰기 싫은 사람에겐 추천합니다!!!

  "나도 그랬어!" 혹은 나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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